엿보기 신화와 미술의 오디세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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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타이온과 아르테미스 그 속죄 신화 (2)
  • 서규석 박사
  • 승인 2007.02.25 2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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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타이온의 죽음. 자신의 영역을 침범한 대가로 활을 쏘아 아르테미스를 살해하는 장면. 16세기의 화가 티치아노가 그린 작품.
▲악타이온이 잘못 찾은 여신의 계곡

이와 같이 아르테미 여신이 화장을 하고 있는 동안 악타이온은 친구들과 떨어져 특별한 목적 없이 이곳저곳을 거닐다가 운명에 이끌리듯 여신의 계곡으로 들어왔다.
계곡입구에 낯선 사내의 모습이 드리워지자 놀란 님프들은 비명을 지르며 여신에게 다가가 자신들의 몸으로 여신의 나신을 가렸다.
그러나 아르테미스 여신은 님프들보다 키가 커서 머리가 외부로 노출되었다.
해질 무렵이나 해뜰 무렵에 구름을 물들이는 붉은 색조가 놀란 아르테미스의 얼굴에 번졌다.
님프들에 둘러싸인 여신은 절반쯤 몸을 돌렸다. 그리고 무엇을 생각했는지 갑자기 자신의 화살을 찾았다.
화살이 근처에 없음을 알게 되자 여신은 침입자의 얼굴에 물을 끼얹으며 말했다.
“가서 아르테미스의 나신을 보았다고 공언하고 다닐 수 있으면 해봐라”
여신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가시 돋친 사슴의 뿔이 악타이온의 머리에서 자라났다.
그리고 목이 길어지고 귀가 뾰족해지고, 손은 발이 되고, 팔은 긴 다리가 되고 몸엔 털이 나고 얼룩 반점이 있는 가죽으로 뒤덮이게 되었다.
이전의 대담했던 마음에 공포가 휩싸이면서 그는 달리기 시작하였다.
악타이온은 자신의 빠른 걸음걸이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한 참을 달리다가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 이렇게 처참할 수가!”

▲미를 훔쳐본 죄로 사슴뿔이 달린 괴물로 변한 악타이온의 변신

그는 비명을 질렀으나 그 소리조차도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그는 신음했다. 사슴 얼굴로 변한 그의 얼굴을 타고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러나 의식만은 멀쩡했다.
어떻게 하면 좋단 말인가? 궁전으로 돌아갈까, 아니면 숲 속에 숨어 지낼까?
숲 속에 있으려니 무섭고, 궁전으로 돌아가려니 부끄러움이 앞섰다.
이렇게 주저하고 있는 사이에 사냥개들이 그를 발견했다.
제일 먼저 스파르타의 개인 멜람푸스가 짖으며 신호를 하고 팜파구스, 도루케우스, 멜라푸스, 테론, 나페, 티그리스를 비롯하여 여러 사냥개들이 바람보다 더 빨리 악타이온의 뒤를 추격하기 시작하였다.
바위와 절벽을 넘고 길도 없는 골짜기를 지나 도망쳤으나 사냥개들은 끝도 없이 뒤쫓아 왔다.
이전에 자신이 종종 사슴을 사냥하고 이를 쫓던 자신의 개들이었다.
그런 사냥개를 격려하던 산 속에서 이제는 자신이 기르던 개, 그리고 동료사냥꾼의 개들로부터 추격을 당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는 이렇게 부르짖었다.
“나는 악타이온이다. 너의 주인을 모르느냐?”
그러나 이러한 울부짖음도 마음 뿐, 목소리가 입 밖으로 나오질 않았다. 대기에는 개 짖는 소리만 요란했다.

서규석 씨는 중앙대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에서 사회학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한국자치경영개발원에 재직하면서 대학에서 문명사를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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