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생명의 문 비상구
[기고] 생명의 문 비상구
  • 오주환 소방사 119구조구급센터
  • 승인 2013.07.31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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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집에 맥주 한 잔 하면서, 또는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면서 하얀 바탕에 녹색 그림이 그려진 비상구 유도등을 본 적이 있는가?
다중이용업소에는 비상시 대피할 수 있는 비상구가 마련되어 있고 이 위치를 알려주는 유도등이 달려있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무심코 이를 지나쳐 버린다.
노래방 등 다중이용업소에서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한 화재사건을 살펴보면 비상구를 찾지 못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평소 비상구는 평소에는 관리해야 할 귀찮은 문으로 여겨지겠지만 비상시에는 여려 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생명의 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비상구에 대한 영업주의 관리는 여전히 소홀한 편이다.
소방서에서는 주기적으로 영업소를 방문하여 비상구 단속을 하고 있지만, 현장에 나가보면 비상구를 표시해주는 유도등은 불이 들어오지 않거나 먼지로 덮여 유도등을 식별하기 어려운 경우, 비상구 통로를 창고로 사용하는 경우, 적제물을 쌓아놓아 통행할 수 없는 경우 등을 종종 볼 수 있다.
심지어는 영업주들이 관리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비상구의 문을 잠가 놓을 때가 있다.
화재가 발생하면 인간은 퇴피본능에 의해 화재 반대편으로 피하게 된다.
이때 화재 반대편에서 비상구를 찾지 못한다면 어디로 피할 것이며 어떻게 살아날 것인가? 또한 비상구를 찾았다 해도 비상구 문이 잠겨 있다면, 적제물로 인해 문이 열리지 않는 다면, 그 긴급하고 당황스러운 상황 속에서 어떻게 하겠는가?
사소한 습관과 관찰로 우리는 위험을 예방할 수 있다. 평소 건물에 소화기가 어디에 있는지, 비상구가 어디에 있는지를 살펴보는 이러한 작은 습관이 위험에 처했을 때 당황하지 않고 신속하게 대피해 하나뿐인 목숨을 구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비상구는 ‘생명의 문’이다. 열려 있는 ‘생명의 문’을 스스로 닫는 모습을 할 필요는 없다. 조그마한 관심과 손길로 우리의 생명의 문을 넓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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