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현대·기아차, 노사 현실을 돌아봐야
[사설] 현대·기아차, 노사 현실을 돌아봐야
  • 충남일보
  • 승인 2013.08.21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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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노사가 파업으로 인해 막대한 생산손실을 입으며 평행적 대치를 이어가면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이들 노조는 근로환경 개선을 위해 부분파업에 들어갔고 손해액은 또 다시 커질 것이 우려된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하기 그지없다. 노조 측은 현대차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9조여 원인데 성장의 주역인 노동자들은 과실(果實) 분배에서 제외됐다며 순익의 30%를 성과급으로 달라고 주장한다. 할 수 있는 주장이다.
하지만 간과한 대목이 있다. 현대·기아차의 고속 성장을 끌어낸 주역이 어디 노동자뿐인가. 사실상 독점이나 다름없는 국내 시장에서 소비자들은 오랜 세월 현대·기아차를 선택했다. 서비스나 품질이 형편없던 시절에도, 23년 간 계속된 파업으로 매번 신차 출고가 늦어져도 때론 선택의 여지가 없어, 때론 그래도 국산차를 타야 한다는 애국심으로 ‘H’ 엠블럼을 찾았다.
그러니 기여도를 놓고 따지자면 차 값을 내리든가 서비스를 크게 향상시켜 소비자들에게도 성장의 과실을 나눠줘야 한다.
현대차 직원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9400만원이다. 상여금을 800%로 인상하는 등 노조의 180가지 요구사항을 모두 받아들이면 노조원 1인당 약 1억원을 줘야 한다고 한다. 물론 생산직 평균연봉은 더 낮지만 노조 측은 잔업, 철야, 특근 등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장시간 노동의 대가라며 ‘귀족 노조의 배부른 돈 타령’이라는 일각의 비판에 억울해한다. 하지만 ‘봉봉세’(봉급쟁이를 봉으로 아는 세금)에 분노했던 3450만원 연봉자들이 과연 현대차 노조의 주장에 얼마나 공감할 것인가.
문제는 노사대립이 장기화 될 경우 오게 될 국가적 피해다. 우리 현대·기아차의 이런 연봉수준에 비하면 생산성은 외국의 다른 사례에 비하면 현저히 떨어진다. 나아가 자동차 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도시는 자동차생산으로 인해 호황을 구사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가 몰아치면서 몰락의 길로 갔던 미국 자동차도시 디트로이트시의 사례가 우리에게 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GM FORD 등 미국 주력자동차사와 일본 혼다 도요타 등 생산공장이 있었던 이곳은 금융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도시 자체가 파산으로 내몰렸다. 우리 상황이 이렇지는 않을 지라도 올 1~7월 현대차의 수출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 기아차는 4.1% 감소했다고 한다.
지금 소비자들의 심리도 급격히 현대·기아차를 떠나고 있다는 사실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엔저 등의 가격경쟁을 통해 우수품질로 무장한 독일차와 일본차들이 국내시장을 무섭게 잠식하고 있다.
협상 테이블을 박차기 전에, 소비자들이 100% 만족해 현대·기아차를 타는 게 아니라는 것을 노사 모두 유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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