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미·양요섭의 ‘아름다운 하모니’
조수미·양요섭의 ‘아름다운 하모니’
14·15일 파크콘서트 ‘라 판타지아’… 클래식 공연에 대중성 가미
  • 뉴시스
  • 승인 2013.09.04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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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아티스트이지만 클래식만 보고, 그것만 음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절대 아니에요. 제가 생각하는 음악은 좋은 음악과 쓸 데 있는 음악이에요. 아이돌 음악을 들으면서 운동을 하죠. 많은 에너지를 주거든요”
소프라노 조수미(51)가 오는 14, 15일 서울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파크콘서트 ‘라 판타지아’를 펼친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하는 파크콘서트는 공연기획사 크레디아가 주최하는 야외 클래식 공연이다. 대중성을 가미했다. 영국의 대표적인 음악 축전이자 클래식 대중화에 큰 영향을 미친 ‘BBC 프롬스’ 같은 축제를 표방한다.
이번 무대는 실외에서 편하게 들을 수 있는 클래식과 뮤지컬, 가요, 영화 OST 등 익숙하고 따뜻한 곡들로 꾸민다. 조수미를 비롯해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35), 앙상블 ‘로티니’, 지휘자 아드리엘 김(37)이 이끄는 디토 오케스트라가 함께 한다. 한류그룹 ‘비스트’의 리드보컬 양요섭(23)이 특히 눈길을 끈다.
2011년 이 무대에 올라 조기 전석 매진을 기록한 조수미는 “이번 공연의 특징은 알려진 음악들이 들어간다는 점”이라면서 “민요도 포함,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찾을 수 있는 콘서트로 만들고 싶다.”고 바랐다.
1986년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의 ‘질다’역으로 이탈리아 트리에스테 베르디 극장에서 성공적으로 데뷔한 조수미는 세계적인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1908~1989)으로부터 ‘신이 내린 목소리’라는 극찬을 받았다. 클래식계 거장이지만 대중과의 접점도 꾸준히 유지해왔다. 이번 파크콘서트도 마찬가지다.
바흐나 베르디, 드뷔시를 좋아하는 파리지앵도 중요하지만 격식 있고 질이 좋은 음악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는 일도 클래식 아티스트로서 도전적인 것이라고 생각했다. “절대 쉽지 않은 일이죠. 자신감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자신감은 막강한 연습 뒤에 나오는 것 같아요. 노래 잘하는 것은 다가 아니에요. 기본이죠”
오랫동안 정상의 자리를 지킬 수 있는 비결로는 “자기 관리와 사랑”이라고 답했다. “이런 공연을 할 때마다 많은 분들이 수고하는데 알릴 필요가 없죠. ‘백조의 호수’가 아름답게 보이면 됐지, 발바닥까지 관중에게 보여줄 필요는 없잖아요. 우리의 목적은 최고의 공연을 보여주는 것이에요”
양요섭을 직접 캐스팅했다. “양요섭을 강력하게 원한 이유는 그가 유튜브에서 ‘엄마’ 부르는 것을 접하고 감동을 받아서였어요. 직접 알지는 못했지만, 생각이나 개념이 순수하고 젊은이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는 아이돌이라고 판단했죠. 음악뿐 아니라 제가 추구하는 성실한 아티스트의 모습을 갖고 있어서 원했는데 쉽지는 않았어요. 바쁜 그룹이라서요. 호호호. 소원을 들어줘서 고마워요”
어제 한국에 도착, 이날 처음으로 양요섭을 봤다는 조수미는 콘서트에서 그와 ‘사람, 사랑’을 같이 부른다. “어떻게 보면 다른 세계에서 살아가는 사람이지만 결국 엮어질 것이라는 내용을 음악과 사랑에 담았죠. 9월은 추석시즌이니까 요섭씨에게 ‘엄마’도 불러달라고 했어요”
양요섭은 “음악의 거장들 사이에서 아이돌이 왠말이냐고 생각할 텐데 그런 생각이 들지 않도록 더 열심히 노력해서 멋진 무대를 준비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아이돌 음악이 귀를 지치게 해서 가끔 클래식을 비롯해 여러가지 장르를 듣기도 하는데 잘 안 되더라”면서 “이번 기회에 많이 들어보도록 하겠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에요. 공연이기보다는 공부가 될 것 같습니다. 사실 개인적인 욕심은 대기석이 아닌 객석에서 보고 많은 것을 배웠으며 해요. 성장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고요. 조수미 선생님이 많이 가르쳐주셨으면 해요”
앞서 조수미는 지난 7월 이탈리아의 메조소프라노 체칠리아 바르톨리(47)와 함께한 오페라 음반 ‘노르마’를 음반레이블 데카를 통해 발매했다. 지난달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트 하우스에서 공연한 오페라 ‘노르마’에서 노르마의 연적 ‘아달지사’ 역을 제의 받았으나 파크콘서트 때문에 거절했다. 바르톨리가 여제사장 노르마를 연기했다.
“개인적으로 잘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제는 선택할 수 있는 위치라서 꼭 하고 싶은 것을 해요. ‘노르마’가 발매된 지 얼마 안 돼 중요하지만, 저는 국내 무대가 제일 소중하고 중요해요. 단지 내 나라이고 어머니가 계셔서 그런 것은 아니에요. 그리고 ‘노르마’에 노르마 역으로 서고 싶지, 아달지아 역으로 서고 싶지는 않았어요. 바람이 있다면 이번 앨범으로 그래미상을 받는 것이죠. 언제가는 노르마 역으로 서고 싶어요”
어느덧 쉰을 넘겼지만, 나이는 두 자릿수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어떤 장르건 필드건 대한민국을 달고 대중을 위해 노력을 하고 싶어요. 지난 6월에는 프랑스에서 7개 국어로 클래식 레퍼토리를 소화하기도 했는데 대중적인 음악을 한다고 해서, 제 음악을 하지는 않습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다. “제가 잘하는 ‘밤의 여왕’만 출연해도 돈을 많이 벌고 살 수 있어요. 근데 그렇게는 못 살아요. 새로운 음악세계에 관심을 갖는 것이 제가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원동력입니다. 도전정신은 타고난 복 같아요.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발이 땅에 있다는 겁니다. 명성, 돈 같은 것은 하나도 필요 없어요. 늘 공부하고 새로운 것을 깨닫는 게 중요하죠. 운도 많이 작용해야 하는데 저는 그렇죠. 그래서 늘 감사하게 살고자 해요”
한편, 조수미 등은 이번 콘서트에서 ‘넬라 판타지아’, 거쉬인의 ‘아이 갓 리듬’, 쇼스타코비치 왈츠, 존 윌리엄스 ‘스타워즈’ 등을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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