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5차 IOC총회… ‘로게 시대’ 가고 ‘바흐 시대’ 왔다
제125차 IOC총회… ‘로게 시대’ 가고 ‘바흐 시대’ 왔다
‘20표 차 압승’ 토마스 바흐, 제9대 IOC 위원장 선출
  • [뉴시스]
  • 승인 2013.09.11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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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힐튼호텔에서 열린 제125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정기총회에서 제9대 위원장으로 선출된 토마스 바흐(60·독일) 신임 위원장이 수락 연설을 하는 자리에서 익살스러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로게 시대’는 저물고 ‘바흐 시대’가 왔다.
토마스 바흐(60·독일) 신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새 시대의 문을 활짝 열었다. 설렘과 함께 산적한 과제 해결에 대한 고민도 공존하게 됐다.
바흐 위원장은 11일 오전(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힐튼호텔에서 열린 제125차 IOC총회에서 전임 자크 로게(71·벨기에) 위원장의 뒤를 이어 IOC를 이끌어 갈 제9대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총 6명의 후보가 출마해 역대 최고의 경쟁률을 자랑한 이번 선거에서 그는 93명의 IOC 위원 가운데 49표를 얻어 29표의 리차드 캐리언(61·푸에르토리코) IOC 재정위원장을 크게 따돌리고 당선됐다. IOC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 위원장이어서 더욱 의미가 컸다.
후보 등록 전부터 가장 유력시 되는 차기 위원장감으로 평가받던 그는 20표 차라는 압승을 거두며 ‘IOC 실세’임을 입증했다. 화끈한 표로 밀어준 IOC 위원들의 지원에 힘입어 2021년까지의 기본 임기를 힘차게 시작할 수 있게 됐다.
‘무관용(Zero Tolerance)’ 원칙을 표방한 자크 로게(71·벨기에) 전임 위원장은 비리와 부패 척결에 힘을 쏟았다. 의사라는 직업에 걸맞게 냉정하고 꼼꼼한 성격이 묻어 났다.
1998년 터진 2002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유치 과정 관련 뇌물 스캔들 때는 IOC 개혁을 주도해 ‘미스터 클린(Mr.Clean)’이라는 애칭을 얻을 정도였다.
하지만 로게 위원장이 이끈 지난 12년은 변화보다 안정을 택한 비교적 평탄한 시기로 평가받는다. 레슬링의 올림픽 퇴출 결정과 번복 과정을 돌이켜보면 알 수 있다.
새롭게 권력을 잡은 바흐이지만 그에게 주어진 큰 힘 만큼이나 남겨진 과제도 많다. 급변하는 세계 스포츠 환경 속에서 앞으로 그가 보여줄 리더십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이유다.
우선 이번 선거에서 경쟁했던 나머지 후보들을 끌어안는 것이 급선무다. 비록 20표 차 압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잠재된 갈등을 봉합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전임 로게 위원장 재임 때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던 비대해진 올림픽과 그에 따른 상업화, 상실한 아마추어리즘 문제를 극복하는 것도 과제로 남았다.
사이클의 랜스 암스트롱 사태에서 드러났던 심각한 약물복용, 끊이지 않는 스포츠도박과 승부조작의 문제들도 산재해 있다.
성급히 결정한 레슬링의 올림픽 정식종목 퇴출 결정을 3개월 뒤 번복하는 등 땅에 떨어진 IOC의 권위를 회복하는 일도 그의 몫이다.
바흐 신임 위원장에게는 IOC 내부의 부조리를 해결하고 수익배분·메달 수 등 각 종목 세계연맹의 높아지는 요구, 스포츠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 충족 등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놓여 있다.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스페인) 제7대 위원장과 로게 제8대 위원장으로 이어지던 때와 달리 큰 마찰 없이 정권을 물려받은 것은 장점으로 꼽힌다.
‘다양성 속의 조화(Unity in Diversity)’를 선거 모토로 내걸었던 바흐 위원장이다. 그가 말했던 대로 다양한 문제를 안고 어떤 조화를 이끌어 낼지 이제 막 출발점에 선 그에게 전 세계 스포츠인들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역대 IOC 위원장>

▲제1대 드미트리오스 비켈라스(그리스) 1894~1896년
▲제2대 피에르 쿠베르탱(프랑스) 1896~1925년
▲제3대 앙리 라투어(벨기에) 1925~1942년
▲제4대 지그프리드 에드스트롬(스웨덴) 1942~1952년
▲제5대 에브리 브런디지(미국) 1952~1972년
▲제6대 로드 킬러닌(아일랜드) 1972~1980년
▲제7대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스페인) 1980~2001년
▲제8대 자크 로게(벨기에) 2001~2013년
▲제9대 토마스 바흐(독일) 20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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