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보기 신화와 미술의 오디세이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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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타이온과 아르테미스 그 속죄 신화 (3)
  • 서규석 박사
  • 승인 2007.02.26 1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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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치아노가 그린 아르테미스의 목욕하는 장면. 악타이온이 나타나면서 당황하는 여신의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이 기르던 개에 물려 죽는 단죄의 악타이온

이윽고 한 마리가 악타이온의 등에 달려들었고, 또 한 마리가 어깨를 물었다.
두 마리의 개가 자신의 주인인줄도 모르고 사슴을 물어뜯고 있는 가운데, 다른 사냥꾼들의 개들도 달려와 이빨로 살점을 뜯어내기 시작하였다.
그는 신음하였다. 그것은 인간의 소리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사슴목소리도 확실히 아니었다.
드디어 무릎을 꿇고 눈을 들었다. 만약 그가 팔을 가졌더라면 애원하기 위해서라도 팔을 들었을 것이다.
그의 동료들은 개들을 성원하였고, 악타이온을 외치며 즐거운 사냥에 참가하라고 사방에 소리치며 자신을 찾고 있었다.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그는 머리를 돌렸다. 그러나 악타이온이 없어서 유감스럽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악타이온이 현장에 있었더라면 개들의 성적을 보고 매우 기뻐했을 것이다.
개들은 악타이온의 살을 찢고 뜯었다. 살이 갈기갈기 찢겨져 목숨이 넘어갈 때가지 처녀 신 아르테미스의 분노는 풀리지 않았다.

▲위험한 권한과 미의 트랩

악타이온은 우연히 계곡을 잘못찾아들어 아르테미스 여신의 목욕장면을 훔쳐보게 되었고, 화가 난 여신의 분노로 인하여 자신이 기르던 사냥개에 쫓겨 이처럼 비참하게 최후를 마쳤다. 신화 속의 여신은 언제나 ‘금단의 영역’이다.
이를 침범한 대가로 악타이온은 아르테미스 여신에 의해 단죄되었다.
이같은 단죄는 이디퍼스 신화 또는 프로이드의 심리분석에 의하면 남성성의 제거 즉 거세를 죽음이란 형식을 빌려 나타난 것이다.
아르테미스의 화살은 여성의 내면적인 자기존중, 내적인 긴장을 의미하며 남성지배와 양립할 수 없는 무기가 된다.
그녀는 짧은 튜닉에 활을 등에 메고 사랑스런 표정을 하고 있으나, 동시에 예리한 움직임을 포착하여 추격에 흥분된 수렵가의 표정으로 조각되어 있다.
아르테미스는 자연과 달의 신이며, 영혼의 사냥꾼이기도 하다.
그녀는 폭력을 싫어하고 이를 어겼을 때 특히 여성을 위협하거나 희롱했을 때는 어김없이 벌을 내리는 신이다.
아르테미스의 격한 분노는 불핀치가 셸리의 시를 인용하며 벌거벗은 아름다움을 본 죄로 황야를 도망치다 자신이 키워진 개에 희생되는 악타이온을 상징적으로 묘사한데서도 잘 나타난다.
“자연의 벌거벗은 아름다움을 보고 말았으니, 악타이온이 한 것처럼 길을 잃고, 서툰 걸음으로 세상의 황야를 방황하며 도망쳐 나왔고 그 거친 길을 자신이 가진 사고에 의해 마치 미친 듯이 날뛰는 사냥개처럼 자신을 키워준 아버지를 먹이 감으로 쫓았다”

서규석 씨는 중앙대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에서 사회학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한국자치경영개발원에 재직하면서 대학에서 문명사를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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