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자, 6년 만에 연극으로… ‘오스카! 신에게 보내는 편지’
김혜자, 6년 만에 연극으로… ‘오스카! 신에게 보내는 편지’
모노드라마… 소녀부터 할머니까지 1인 多역
  • 뉴시스
  • 승인 2013.10.3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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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극은 할머니가 필요했어요. 그래서 김혜자 선생님이 1순위였죠. 하지만 만나서 함께 해보니 아이의 면이 더 보이더라고요. 어린아이부터 할머니까지 연기할 수 있는 분은 아마도 김혜자 선생님밖에 없을 것 같아요”
배우 김혜자(72)가 연극 ‘오스카! 신에게 보내는 편지’로 6년 만에 무대에 선다. 1인11역이다.
김혜자는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동 장희빌딩 연습실에서 연극의 한 장면을 시연했다. 첫사랑에 빠진 사춘기 소년 ‘오스카’와 병동 간호사인 ‘장미 할머니’를 자유자재로 오갔다. 영롱한 피아노 반주가 흐를 때는 사랑에 빠진 소년, 의자에 앉아 조용히 대사를 읊조릴 때는 70대의 노인이 보였다. 오스카의 첫사랑 ‘페기 블루’와 사랑의 라이벌 ‘팝콘’도 김혜자를 통해 등장했다.
김혜자는 “작품이 마음이 들었다. 삶이 왜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신에게 물어보고 싶었다. 이 책이 다 얘기할 수는 없지만, 그동안 신에게 묻고 싶은 것, 의문을 가졌던 부분들을 소년의 입을 통해 얘기한다. 나도 신에게 묻고 싶은 말이 많아서 연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오스카! 신에게 보내는 편지’는 프랑스 작가 에릭 임마누엘 슈미트의 소설 ‘신에게 보내는 편지’를 원작으로 한다. 백혈병에 걸린 열 살 소년 오스카와 소아 병동의 외래 간호사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장미 할머니의 나이를 넘어선 우정 이야기다.
모노드라마 형식으로 처음 시도됐다. 김혜자는 장미할머니 역을 맡아 오스카의 마지막 12일간의 일상에 관해 이야기한다. 두 사람 외에도 오스카의 부모, 첫사랑 페기 블루, 친구들인 팝콘과 아이슈타인까지 홀로 표현해낸다.
“모노드라마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안 했다. 하지만 작품이 좋아서 했다. 이 작품을 보며 느낀 감동을 내 연기로 알리고 싶었다. 오스카와 할머니로 대변되는 어른과 아이의 이야기다. 내가 아이 목소리를 낸다고 아이로 보이지는 않을 것 같다. 그래서 흉내내려고 애쓰지는 않는다. 아이가 평상시 무슨 얘기를 할지에 초점을 맞췄다.”
많은 대사와 홀로 100분을 채워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다. “작품이 좋아서 출연하겠다고 말했지만, 점점 절망스러워졌다. 또 책 한 권을 어떻게 외워야 할는지 답답했다. 하지만 연습을 하면서 점점 힘이 생겼다. 널브러져 있으면 아무것도 안 될 것 같다. 연습하고 나면 힘들어서 세수를 못할 때도 있다. 하지만 맨손 체조라도 하면서 체력을 기르고 있다. 완성된 무대를 보여주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1963년 데뷔 후 5번째 연극이다. “연극을 가끔하지만 무대를 확실히 알고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작품은 나에게 새롭다. ‘힐링’되는 작품이다. 관객들에게도 좋은 얘기, 좋은 느낌을 전하고 싶다. 연극이 완성됐으니 연기를 완성시켜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함영준 연출은 “연극은 말로 하는게 아니라 영혼으로 해야한다. 관객의 영혼과 김혜자의 영혼이 이 연극에서 만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오는 15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CGV아트홀에서 개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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