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일논단] 이념적 사회갈등 봉합 묘안없나
[충일논단] 이념적 사회갈등 봉합 묘안없나
  • 길상훈 공주 주재 부국장
  • 승인 2013.11.13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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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가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갈등이 심각해지고 있어 이를 걱정하는 국민들이 늘고 있다.
이같은 충돌은 좌우로 나뉜 사회적 갈등을 중재하는 중화제가 결여됐다는 것이 원인이라는데 정작 갈등을 들여다 보면 ‘나만 있고 우리는 없는 것’이 문제다.
이는 곧 인간성을 상실한 원인으로 정부가 국민들에게 이런 문제를 조장하고 정치권이 불을 질러 부채질만 하고 있어 심각하다.
최근들어 국가교과서 역사문제로 표면화 된 이 문제는 정치권을 들여다 보면 더욱 심각함을 알 수 있다. 당장 역사교과서 수정문제의 경우 진보와 보수 성향의 역사학자들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며 정면 충돌하고 있다.
한국사학계 원로학자 16명이 지난 12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현대사학회가 주도해 만든 교학사판 한국사 교과서는 교과서의 기본 요건과 수준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그럼에도 당국은 이를 감싸면서 한국사 교육 자체를 파탄으로 이끌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친일·독재 미화 교과서 사태에서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정부·여당, 보수언론, 뉴라이트 집단이 사태의 본질을 호도하면서 펼치는 이념 공세”라면서 “한국사 교육에 대한 정부의 간섭과 통제가 전체주의적 통제를 위한 전초 작업이라는 의혹을 갖게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정부와 여당에서 거론되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 체제 전환 주장에 대해 반대의 뜻을 밝혔다.
반면 한국현대사학회는 서울에서 ‘8종 역사 교과서 비교분석 세미나’를 열어 오히려 교학사 교과서를 제외한 7종 교과서가 학생들에게 대한민국 건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준다고 반박했다.
이같은 극명한 시각은 우리 국민 10명 중 9명은 우리 사회의 집단 간 갈등이 심각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갈등해소센터가 실시한 ‘한국인의 공공갈등 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2.8%가 우리 사회의 집단 간 갈등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집단 간 갈등이 심각하다는 인식이 보편화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14개 갈등 집단을 제시하고 갈등이 심각한 정도를 응답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이번 조사 결과 계층갈등보다 이념 갈등을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진보세력과 보수세력간 갈등이 심각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89.3%였다. 소득과 고용 등 계층 간 갈등이 심각하다고 응답한 비율 80.0%를 웃도는 수치다.
경실련은 계층 간 갈등에 대한 심각성 인식 비율이 큰 변화를 보이지 않는 특성에 비춰볼 때 새 정부 출범 이후 정치적 갈등이 심화하면서 이념 간 갈등을 더 심각하게 인식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했다.
박근혜정부가 집단 간 발생하는 갈등을 줄이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가를 물어보는 질문에는 60.1%가 노력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부정적인 응답은 29세 이하와 30대가 각각 70.1%, 74.7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갈등 해소에 노력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응답은 50대와 60세 이상이 각각 49.8%, 58.3%로 높은 편이었다. 자영업자와 무직·퇴직자도 각각 54.2%와 48.4%로 긍정적이었다.
이 밖에 11개 집단을 대상으로 사회 갈등에 책임이 있는 정도를 알아본 결과 국회라는 응답이 96.9%로 가장 높았다. 다음은 언론 92.8%, 중앙정부 90.9% 순이었다. 이 여론조사를 놓고 보면 양극화를 부채질하는 주범이 국회, 언론, 중앙정부가 되는 셈이다. 어디 그럴 수만은 없을 것이다.
어느 사회나 자기주장은 있을 것이지만 우리 사회가 부족한 것은 ‘나만 있고 우리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남을 배려하고 남에게 온정을 베푸는 힘이 약화된 것인데 이런 노력의 가장 큰 책임이 한국을 움직이는 중심조직의 편협에 있다는 것이라면 이는 잘못된 것이다.
국론이 분열되는 것도 결국 이들의 책임이 큰 것을 감안하면 각성과 인간성의 재발견 운동이 이제라도 다시 일어나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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