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일논단] 중국발 미세먼지 습격 근본대책 없는가
[충일논단] 중국발 미세먼지 습격 근본대책 없는가
  • 금기양 부장
  • 승인 2013.12.15 2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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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말 영국 런던 시가지의 희뿌연 안개와 연기가 뒤덮인 풍경을 보고 예술가들은 런던다운 모습이라며 몽환적인 환상에 빠져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반세기가 지난 1950년대 초 날씨가 여느때보다 추위가 심해지자 런던 시민들은 석탄을 더 많이 때기 시작했다.
매연(smoke)와 안개(fog)의 합성어 스모그(smog) 현상의 심화로 이듬해까지 1만여 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몽환적 풍경이 재앙으로 다가온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와 근접해 있는 중국발 스모그가 심상치 않다. 런던의 석탄 스모그와 선진국형이라 불리는 미국 로스엔젤레스의 자동차 매연 증가에 따른 LA형 스모그가 합쳐진 꼴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에 따른 부산물로 대기 오염이 심각해 지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현재로서는 없다는 것이다. 중국발 스모그는 편서풍을 타고 반나절이면 우리나라에 날아든다. 중국의 지속적인 경제성장 정책과 맞물려 이번 미세먼지 공습은 예고편에 불과하다는 것이 기상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스모그가 위험한 이유는 그 속에 포함된 미세먼지, 납, 카드뮴 등 중금속, 각종 화학물질 때문이다. 그 중 특히 미세먼지가 문제다. 우리 머리카락 굵기의 100분의 1에 불과한 크기로 코나 기관지가 걸러내지 못하고 폐, 십장으로 들어가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정부는 봄철 황사가 심하던 올해 5월 한중일 환경장관 회의를 갖고 대기오염 정보 교환과 대책마련에 합의를 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다. 이는 중국의 비협조 때문이다. 중국은 빈부격차 해소를 위해서는 일자리 창출이 필수이고 이를 위해선 고도 경제성장 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환경문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오직 성장에만 올인을 해 온 결과 대기오염 자정기능이 고장 난 것이다. 중국이 15억 인구를 먹여 살리려면 매년 7%대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경제관련 세계석학들의 의견에 따르면 대기 오염의 자정을 통한 순화를 위해선 4%대의 경제성장이 적합하다는 것이다. 한국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이 경제 성장을 1%p 떨어뜨리면 한국은 0.4%p 하락한다고 한다.
2011년부터 올해 초까지 사실상 0%대의 성장의 늪에 빠졌던 한국 경제가 중국의 재채기 한 번에 1990년대 말 외한위기 때의 마이너스 성장의 쓴맛을 다시 겪게 될까 우려하는 분위기도 있다.
국민이 건강을 잃고 신음하고 있으면 아무리 경제가 성장한다 해도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정부는 중국의 저성장 경제정책 기조로의 변화에 대비해 유비무환의 정신으로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한편 중국에 좀 더 세게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 요구를 밀어 부쳐야 한다.
정부는 내년 2월부터 기상예보와 같이 미세먼지 예보를 실시한다고 한다. 방공식별구역 확장에 따른 국적항공기 식별은 가능하지만 중국발 미세먼지가 우리 영공을 넘나드는 것을 어떻게 구별해 내고 방어를 할 것인가? 지정학적 위치의 한계로 많은 열강으로부터 수탈의 역사를 가진 대한민국이 환경문제 또한 그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가 하는 자괴심이 든다.
정치권은 당리당략, 정파이익에 따라 정쟁에만 몰입해 상당한 경제효과가 뒤따르는 법안을 방석밑에 방치하고 하고 있어 먼지만 쌓여가고 있다. 미세먼지에 의한 스트레스와 국회발 스트레스 등 내외부 두 위해 공격인자로 인해 국민의 건강은 날로 멍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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