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잔에 넘치다
술잔에 넘치다
  • 이강부 부국장
  • 승인 2007.02.2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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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잔에 넘치다라는 표현을 남상(濫觴)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모든 사물의 시초나 근원을 가리키는 의미로 순자 자도(子道)편에 나온다. 이는 거대한 양자강의 강물도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불과 술잔에 넘칠 정도의 적은 물에 불과하다는 것으로 모든 시작의 미약함을 말한다.
어느 날 공자의 제자 자로가 옷을 잘 차려입고 공자 앞에 섰는데 자로의 옷차림이 너무 지나치다는 생각을 한 공자는 그에게 이렇게 훈계했다.
“양자강은 예로부터 민산(岷山)에서 흘러나왔으며 그 시초가 되는 수원은 잔에 넘칠(濫觴) 정도의 물에 불과 하지만 강나루에 이르러선 배를 띄우거나 바람을 피해야 건널 수 있는 것은 바로 물이 불어나서 그런 것이다. 지금 너는 화려한 옷을 차려입고 안색도 그렇게 의기양양하니 천하에 어느 누가 너에게 충고할 마음을 갖겠느냐”며 자로를 훈계했다.
이 말은 모든 일에는 시초가 중요하며 처음이 잘 되야 나중이 잘 된다는 뜻으로 즉 자로에게 옷 입는 일부터 잘 해야 된다고 깨우쳐 준 것으로 자로는 즉시 잘못을 뉘우치고 옷을 갈아입고 들어오자 공자가 다시 말했다.
“말을 꾸미거나 행동을 자랑하거나 아는 체 하는 사람은 소인(小人)이며 군자는 아는 건 안다고 말하고 모르는 건 모른다고 말하며 또 실천할 수 있는 건 실천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실천할 수 없는 건 할 수 없다고 말한다”고 대인(大人)이 걸어야 할 덕목을 가리켰다.
최근 인사를 통해 청춘을 공직에 몸담고 그 동안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으며 승진을 하거나 부서를 옮겨 새로운 일을 맞이하는 그 들의 마음가짐 또한 남다르다 하겠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초심을 찾아 자신이 공직에 처음 입문할 당시의 시민을 위한 희생과 헌신을 수반한 포부나 계획을 다시금 돼 새겨야 할 때다.
이는 자기 발전은 물론 공직에 몸담으며 자신과의 결의한 초심을 되돌아보며 자기 자신의 모습을 냉철하게 판단할 때 누구보다도 자신의 모습을 정확히 알 수 있기 때문인 것이다.
양자강의 근원인 민산에서 발원할 때 그 수원은 불과 잔에 넘칠 정도의 물에 불과하지만 그 물이 불어 강나루에 이르러 배를 띄우거나 바람을 피해야 하듯이 공직에 몸담으며 청운의 꿈을 이루기 위한 자신의 노력이 수반될 때 그로 인한 민생의 안정과 발전은 부산물로 얻어지는 결과를 낳기 때문인 것이다.
아울러 공직자로서 주어진 영역에 충실하고 자기 개발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때 바로 그 사람이 조직의 중심이요 이사회의 중심에 설 수 있는 것이며 묵묵히 자신에게 부여된 임무를 완수해 나갈 때 그의 능력을 조직과 사회로부터 인정받고 등용된다는 이치를 바로 보고 깨달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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