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일논단] 허무하고 잔인한 4월
[충일논단] 허무하고 잔인한 4월
  • 길상훈 공주 주재 부국장
  • 승인 2014.04.23 18: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은 ‘노란 리본’이 SNS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트위터·페이스북 등에는 노란 리본 그림이 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고 있는 것인데 이 리본은 노란색 바탕에 검은색으로 그려졌으며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이란 문구도 함께 적혀 있다.
누리꾼들은 이 그림을 리트윗(RT)하거나 페이스북·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노란 리본 확산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캠페인은 아이돌그룹 2AM의 조권 등 국내 유명 연예인들이 참여하면서 더 빠르게 퍼지고 있다.
리버풀 한국어계정(@LFC Korea) 트위터도 노란 리본을 게시하고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 노란 리본 달기에 리버풀도 동참합니다.”라고 썼다.
한 때 이 노란 리본 그림이 저작권을 침해한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누리꾼 사이에서 이 그림을 대체하기 위한 새로운 디자인의 노란 리본이 등장하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노란 리본은 다시 돌아오기만을 기다린다는 뜻”이라며 “세월호 피해자 학부모들이 카카오톡을 열었을 때 모든 카카오톡이 노란색으로 그들을 위로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허무하고 잔인한 4월의 진혼곡이 온 나라에 퍼지고 있다. 여전히 진도 앞바다에선 침몰한 사고현장을 둘러싸고 애타는 부모들의 목마름이 울리고 있다.
뒤 바뀐 시신 앞에서 넋놓은 부모들이나 하염없이 바다만 바라보는 이들의 가슴에 피멍이 들고 있다. 이 현장을 아파하는 국민들이 리본을 만들어 서로 의지하고 힘을 넣어주고 있다. 한 명이라도 살려보려는 구조대의 손길은 그러나 생명의 힘찬 기적을 들어올리지 못하고 있어 서글프다.
리본은 그래서 애잔하고 쓰립다. 쉽게 가라앉지 않는 이 비통함과 울분 아픔 고통. 그래서, 국민들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잇다. 리본에는 그런 모든 것이 담겨 있다.
국민들은 노란 리본이 줄줄이 달려도 정부의 무능함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고 이 와중에 제 밥그릇 챙기기에 바쁜 관료직들. 아직도 정신 못차릴 것이고 노란 리본을 보면서도 전혀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선천성 불감증 환자들도 있을 것이고… 등등 그런 거 알지만 아주 잘 알지만,아픈 마음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들이 움직이는 것이라고 이해하고 싶어한다.
학부모의 옆에서 도와주지 못하는 안타까운 심정이 표출되는 것이라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마치 우리가 죄를 짓는 기분이 들 것같은 그런 4월이다.
노란리본의 의미는 ‘다시 돌아오기만을 기다린다’라는 뜻이다. 그 의미대로 돌아와주었으면 얼마나 좋으련만 8일을 넘기는 지금… 이젠 시신이라도 우리 품으로 돌아오기만을 바래야 되는가?
전 세계가이 사고를 두고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논평을 내고있지만 지금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작은 리본 하나를 더 달아주는 것뿐이라니 상실감이 크다.
하지만 노란리본을 다는 국민들은 알 것이다. 세월호가 주는 이 고통이 전국을 얼마나 통탄의 슬픔으로 빠뜨렸는지, 세월호는 가라앉았지만 국민의 슬픔과 애통함은 쉽게 가라앉을 수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고, 학부모들의 고통스런 마음에 조금이라도 동참하려는 마음이 크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고, 우리의 마음은 늘 하나라는 것, 언제든지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인줄을…
아들의 빈소에서 발인을 준비하던 중 자녀가 바뀐 부모가 영정사진 앞에 넋놓고 있는 장면이 보도되면서 국민들의 가슴이 또 한 번 타들어가는 오늘 그러나 우리는 리본을 다면서 염원한다. ‘다시 돌아오길 기다릴게. 꼭 돌아오길 기다릴게. 보고싶은 아이들아~’
결코 겪고싶지 않은 그러나 현실이 된 이 아픔을 주는 4월이 우리 국민 모두에게 허무하고 잔인한 달로 얼룩지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