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일논단] 고난을 통해 건강한 한국의 미래를 보자
[충일논단] 고난을 통해 건강한 한국의 미래를 보자
  • 박해용 부국장 편집국 경제행정팀
  • 승인 2014.05.08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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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되돌아보게 하는 우리 국민들의 삶이 이번 기회를 통해 새롭게 재조명되고 있다. 특히 어버이날을 맞은 한국은 비통함과 우울증에 극심한 고통에 놓여있어 참담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노력도 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시끔 가족의 소중함을 되돌아보는 가정의 달을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 보듬는 용기가 필요하다.
재난의 당사자는 물론이고 이를 지켜 본 온 국민이 비통한 심정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월호 침몰은 국가적 재난이다. 이번 사고가 가져다준 심리적인 외상은 우리 사회에 오랫동안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을 남길 것이다.
이번 재난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릴 만큼 이번 사고는 재난을 당한 사람들의 대부분이 ‘아직 피지 않은 꽃’인 고등학생들이고, 우리 사회의 안전이나 재난 예방에 대한 소홀함과 무방비로 인해 ‘어른들이 이들의 생명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미안함이 재난으로 인한 심리적 고통을 배가시켰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우리에게 재난방송에 대한 특별한 지침이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국민들이 깊은 애도와 감정적 문책에 너무 길게 노출되어 심각한 심리적 외상을 경험하고 많은 사람들이 애도를 넘어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현장 중계보다는 사실 위주의 보도, 감정적인 보도 내용의 통제, 재해를 인재로 몰아가는 태도 지양 등 재난방송에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이번 사고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단원고 학생들이 교실을 복원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고 다른 피해자들 역시 정상적인 일상으로 되돌아 올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경제적으로는 제법 성장했지만 아직 속은 허점투성이이고 이런 재난은 이미 곳곳에 예고되어 있다. 지금 우리가 아무리 많은 안전과 재난 예방에 대한 대책을 내놓아도 우리의 의식 수준이 크게 바뀌지 않는 한 재난환경 또한 당장은 크게 변할 것이 없다.
받아들이기 어렵고 가슴 아프지만 이것이 현재 우리의 모습이다. 제도만이 아니라 우리의 의식이 바뀌어야 재난을 막을 수 있다.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몇몇 사람과 제도의 탓만은 아닌만큼 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외상의 충격도 조금이나마 더 감내할 수 있다.
충격적인 일을 경험한 후에 단순히 그 사건을 잊어버리는 것은 회복이 아니다. 고통스러운 감정을 무조건 억누르는 것도 좋지 않다.
진정한 회복은 엄청난 사건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이를 극복하여 오히려 더 큰 자신감을 갖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어쩌면 세월호가 주는 충격은 이제 막 시작되는 단계일 수 있다. 이제부터 이 충격은 오랫동안 우리를 힘들게 할 것이다. 그런만큼 다가오는 거센 파도를 보고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우리는 재난에 머무르면 안 된다.
모든 감정에는 그 감정을 만들어내는 원인이 있지만, 그 감정이 추구하는 목적도 있다. 불안은 위기를 피하거나 맞서게 해주고, 분노는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힘이 되며, 우울은 자신을 돌아보게 하여 새로이 시작하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많은 이들이 우리 사회의 앞날을 걱정하고 있지만 우리는 이 국가적 위기 속에서 다시 일어서는 소망을 보아야 한다.
과거 우리 민족은 어떠한 고난이 와도 그 속에 우리는 한 가족이었다. 함께 애도하는 국민들의 가슴속에서,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의 노란 물결 속에서, 고통에 빠진 이웃을 부축하고 일으켜주는 사람들의 가는 손끝에서 우리는 건강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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