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복의 孝칼럼] 구원파는 무엇을 구원하는 종파일까?
[최기복의 孝칼럼] 구원파는 무엇을 구원하는 종파일까?
  • 최기복 충청효교육원장·성산 효대학원 교수
  • 승인 2014.08.07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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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모그룹 회장 유병언의 죽음이 알려지는 날 나는 까무라칠 만큼 놀랐다.
주변에서 그를 일부러 안 잡는것이냐? 아니면 신출귀몰 하는 재주를 갖고 있느냐? 아니면 구원파 맹신도들의 충성이 그를 보호하고 있는 것이냐?
설이 분분할 때 나에게 묻는 동료 지인들에게 그의 자살을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의 염원을 그는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나의 예언이 적중하였다. 토끼 몰이 하듯 몰리다 마지막 순간이 되면 그는 자살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세월이 더 많이 흐른 후에야 밝혀질 사실들이 더 있을지 모르지만 그의 죽음은 사실일것 같다.
자살인지 타살인지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채 그는 부패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죽은지 40여일이라는 언론 보도 하나로 그의 죽음은 현실이 되었다. 로비의 귀재라는 그는 천만원을 호가 하는 골프채 500셋트를 선물했다고 한다. 그가 죽음으로 인하여 뇌물을 받은 자들은 잠시 구원을 받았다. 그의 입이 얼마나 두려웠을까?
진도 앞바다에 수장된 고혼들의 영혼은 구할 수 없었지만 뇌물 받고 그 사실이 밝혀질까 두려운 자들의 두려움에서는 일단 구원을 해준 셈이다.
하느님을 팔아 신도들의 성금이나 헌금을 착복할 때 그는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세상것들 다 소용없다. 천국의 제단에 쌓여질 여러분의 헌금은 여러분을 구원 해주는 유일한 무기가 된다. 그 헌금의 용도가 썩은 관리들이거나 입으로만 살며 똥구멍으로 호박씨 까는 사람들에게 뇌물로 쓰여졌다는 사실들을 신자들은 알까? 본인이 생전에 입으로 가장 많이 되뇌었을 구원이라는 의미는 하느님께서 “나” 유병언을 통하여 여러분을 악에서 구하고 죄에서 구하고 죽어서는 하느님곁으로 간다라는 표현이었으리라. 그리고 기독교의 한 종파로 세상 사람들의 입에 회자 되었으리라. 하느님은 그런 그를 환영 하실까?
평소 사람이 별로 다니지 않는 매실 밭에서 하늘을 향하여 반듯하게 누운 시신으로 발견 되었다는 발표 조차도 믿기 어렵지만 믿을 수 밖에 없는 현실 속에 그의 뇌물을 받고 전전긍긍 하던 자들의 얼굴에 띄워질 회심의 미소들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여전히 그들은 갑의 위치에서 을을 농락하며 국민을 봉으로 생각하며 제2의 유병언을 찾아서 붉은 혀를 낼름거리고 있을 것이다. 그들을 잡아다 회초리로 종아리를 때리며 효를 교육하고 인성을 개조하려는 사람들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사후 약방문만으로 존재감을 얻으려는 모든 국가 기관들과 위정자들의 썩은 영혼들을 구원 해 주는 진정한 구원파는 어디에도 없는 것인가. 맥빠진 헛다리 수사에 넋 놓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분노는 허탈이 되었다. 하루 살이에 멍이든 세월호 말단 직원들은 모두 내 탓이기 보다 네 탓이라는 불만이 팽배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세상에는 나보다 훨씬 엉망진창인 근무자들도 허다한데 재수 없어서 결려 들었다는 불만스러운 자조가 감옥에서 겪는 고통보다 더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세상이 어디를 향해 노를 저어 가고 있는지. 오늘은 또 어떤 사고가 터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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