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구단 지역연고 정착과제 무엇인가
프로구단 지역연고 정착과제 무엇인가
  • 채홍걸 논설 실장
  • 승인 2007.03.01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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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프로스포츠 씨즌 개막을 앞두고 대전지역에 있는 프로구단들이 상생하기 위해 연합응원단을 만들기로 했다고 한다. 최근 대전시의 중재로 대전연고 3개 프로구단이 공동사업 협약식을 갖고 이벤트도 공동추진하기로 했다. 박성효 시장을 비롯한 이윤원 대전시티즌 사장, 송규수 한화이글스 단장, 윤형모 삼성화재 불루팡스 단장이 참석한 가운데 협약식을 가짐으로써 그 결과가 주목된다.
이들은 협약을 통해 구단 간 친선을 도모하고 지역프로 스포츠 붐 조성에 힘쓰며 빅매치 등 각 구단이 원하는 일정에 따라 서포터스를 상호 지원해 연합응원단을 운영키로 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봉사활동은 물론 시민과 구단이 함께 참여하는 다양한 이벤트도 공동 추진하기로 해 눈여겨 볼 일이다. 각 구단은 연합응원이 관중확대와 스포츠 열기 확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협약식을 체결하는데도 이십 수년이란 세월이 더 필요했다.
대전에서 둥지를 튼 프로구단을 꼽아보면 지난 1982년 프로야구단이 창설되면서 오늘의 두산베어스 전신인 OB베어스가 효시였으나 지역주민들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2년만에 서울로 본거지를 옮겨 갔으며, 지난 1997년 프로농구가 출범하면서 오늘의 KCC 전신인 현대다이넷이 사랑을 받았으나 지역주민을 외면하고 본거지를 전주로 옮겨가고 말았다.
표면적으로는 지역주민들이 경기장을 찾지 않아 구단운영에 어려움이 크다는 핑계를 둘러댔다. 말도 되지 않는 논리였다. 결론은 구단측이 눈앞의 입장료만 챙겼지, 연고지 지역에 공헌도가 전무했다는 것이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은 평가를 내릴 수 밖에 없다. 꿈나무들에 대한 투자라든지 아마추어팀창단에 그 흔한 운동기구나 볼 하나 지원하지 않으면서 관중동원에만 혈안이었으니 팬들로부터 외면을 받지 않았다면 공염불에 그쳤을 것이다.
프로정신 차원에서 지역주민들과 밀착할 수 있는 스포츠 마케팅을 펼치지 못한 것이 실패의 원인이었던 것이다. 프로축구의 경우 대전시티즌이 어려운 여건속에 지난해에 기금모금 운동을 펼쳐 각계시민들로 부터 성원에 힘입어 재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으며 유소년축구단 창단에 착수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안간 힘을 쏟고 있어 대조적이 아닐 수 없다.
한편 충남지역에서는 성화일화 전신인 천안일화가 1996년 천안에서 둥지를 틀었으나 운동장의 조명시설 부재로 4년만에 성남으로 기어코 발길을 돌리고 말었다. 프로구단의 연고지 정착은 최소한 지자체와 구단 그리고 지역주민과 팬들의 애정이 없으면 어느 구단도 발 붙이지 못한다는 사실은 자명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간에는 일부 배구프로구단이 관중수가 기대만큼 없다는 이유를 들어 본거지를 옮기겠다는 루머가 들리고 있어 자뭇 실망스럽다. 그것도 국내 굴지의 최대 재벌기업이라는 삼성배구단에서 그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지역 배구계에서는 펄쩍뛰는 소리다. 삼성 불루팡스 구단이 지역학교팀이나 아마추어팀 그리고 생활체육배구인들에게 볼하나 네트하나 지원하지 않고 있으면서 무슨 관중타령이냐는 것 이다. 적반하장도 유만분수라는 것이 체육계의 여론이다. 눈감고 아웅하는 것이 아닌지?
최소한 지역 프로구단은 팬들에게 최대한 훌륭한 경기장 시설을 갖추고 각종 서비스를 하며 관중을 유도해야 한다. 거기에 유소년은 물론 청소년을 위한 꿈나무육성에도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선진 프로구단의 스포츠 마케팅을 벤치마킹해서 지역팬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관중은 자연히 찾아 올 것이다.
투자없는 프로구단은 지역주민에게 냉대를 받기 십상이다. 메이져리그나 프리미어리그 체제는 흉내 낼 수 없다 해도 최소한 일본의 프로구단 경영기법은 벤치마킹하기 바란다. 지역주민에게 인정받는 프로구단이 정착하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그래서 올 봄의 지역 프로구단이 그야말로 생동하는 봄처럼 활기차기를 바란다면 나만의 잘못일까? 현대인에게 활력소 넘치는 스포츠는 보약보다 귀한 것이다. 프로구단의 분발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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