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왕소나무 ‘왕좌서 물러난다’
괴산 왕소나무 ‘왕좌서 물러난다’
32년1개월 만에 지정 해제
  • 뉴시스
  • 승인 2014.12.01 18: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11월 고사(枯死) 판정을 받은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송2리 천연기념물 290호 ‘괴산 삼송리 소나무’(일명 왕소나무)가 내달 4일께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 지정이 해제된다.
1982년 11월4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지 꼭 32년1개월 만이다.
조선시대 정이품 벼슬을 받은 ‘보은 속리 정이품송’(천연기념물 103호)보다 높은 왕의 칭호를 얻은 왕소나무는 이로써 32년여 만에 왕위를 내려놓게 됐다.
문화재청 천연기념물분과위원회는 지난 20일 열린 11차 분과회의에서 “태풍 볼라벤의 강풍 피해로 쓰러졌고 소생 노력에도 지난해 11월 현지조사 결과 최종 고사 판정을 받아 문화재로서의 가치를 상실했다.”며 왕소나무의 천연기념물 지정 해제의 건을 가결했다.
문화재청은 내달 4일께 왕소나무 천연기념물 지정 해제를 관보에 고시하기로 했다.
문화재청은 지난달 6일 왕소나무 천연기념물 지정 해제를 입법 예고했다.
왕소나무가 천연기념물에서 지정 해제되면 충북에서는 2005년 8월 보은군 보은읍 어암리 ‘보은의 백송’이 천연기념물에서 지정 해제된 지 9년여 만에 천연기념물 지정이 해제되는 9번째 문화재가 나온다. 왕소나무는 2012년 8월28일 태풍 볼라벤의 강풍으로 쓰러진 직후 문화재 당국이 긴급보수비 1억원을 들여 수세 회복 작업을 벌였고 지난해 1월에도 7000만원을 투입했으나 지난해 11월6일 관계 전문가 4명이 현지조사를 벌여 최종 고사 판정을 했다.
문화재청과 괴산군은 지난달 2일 왕소나무 보존 처리와 주변 정비 사업을 완료했다.
수령 600년 정도로 추정되는 높이 13.5m, 가슴높이 둘레 4.7m의 왕소나무는 마을 주민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다. 용이 꿈틀거리는 장엄한 자태로 ‘용송(龍松)’이란 별칭과 함께 ‘왕송(王松)’이란 칭호를 받았다.
신현길 삼송2리 이장은 “왕소나무가 천연기념물에서 지정 해제되면 주변 소나무 13그루를 충북도 문화재로 지정해 달라는 건의서를 제출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