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도가자’ 진품 판명되나
‘증도가자’ 진품 판명되나
금속활자 ‘직시심체요절’ 보다 138년 이상 앞선
  • 뉴시스
  • 승인 2015.02.09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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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도가자’ 진품 연구용역 보고서 재조명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현존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이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를 인쇄한 금속활자 ‘증도가자(證道歌字)’ 출현으로 위상에 위기감이 돌고 있다.
올해는 직지를 인쇄한 충북 청주 흥덕사 터 발굴 30주년이 되는 해로 증도가자의 진품 판명에 따라서는 금속활자 관련 세계사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12일 문화재위원회 동산문화재분과위원회가 용역 결과를 검토할 것”이라고 9일 밝혔다.
문화재위원회가 다보성고미술관과 서지학자인 경북대 남권희 교수 등이 주장하는 증도가자가 진품이란 결론을 내리면 유네스코 직지상, 공예비엔날레, 문화상품, 가로등, 조형물 등 청주시의 대표적인 문화상품의 근간이자 지역을 상징하는 직지가 이미지에서 일정 부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현존 금속활자본’이란 타이틀을 내려놓는 것은 아니다.
보물 758호 ‘증도가’ 목판본(1239년)을 찍을 때 사용된 금속활자 증도가자와 금속활자 인쇄물인 직지(1377년)의 역사적 가치는 엄연히 다르다.
증도가자가 직지보다 138년 이상 앞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현존 금속활자’라면 직지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현존 금속활자본’이다.
증도가자와 직지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증도가자는 활자로서, 직지는 인쇄물로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와 금속활자본이란 타이틀이다.
우리나라의 세계적인 금속활자 인쇄물은 ‘증도가’, ‘상정고금예문(詳定古今禮文)’, ‘직지’를 들 수 있다.
이 가운데 상정고금예문은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에 1234년(고려 고종 21) 금속활자로 찍었다는 기록이 있어 직지보다 143년 앞선 금속활자본으로 추정되지만 현존하지 않는다.
증도가자는 진품으로 판명되면 금속활자 관련 세계사에 큰 획을 긋는다.
우리나라에는 그동안 국립중앙박물관과 북한 개성역사박물관에 출처가 불분명한 금속활자 두 점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남 교수는 고려 왕조가 1076년(문종 30)부터 몽골 침입으로 수도를 개성에서 강화도로 천도한 1232년(고종 19) 사이에 ‘증도가’를 금속활자(증도가자)로 찍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증도가’는 현각선사가 깨달은 바를 적은 글(증도가)을 송나라 남명천 선사가 1076년 7월에 풀이하고 뒷글을 적어 찍어낸 책이다.
현재 보물로 지정된 ‘증도가’ 목판본은 1232년 이전에 금속활자로 찍었던 것을 1239년 강화도에서 책을 뒤집어 목판을 새긴 다음 다시 찍은 번각본(飜刻本)으로 보고 있다.
2001년 9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직지는 30년 전인 1985년 청주대학교 박물관의 흥덕사지 발굴을 통해 세계적으로 재조명을 받았다.
아직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현존하는 금속활자본인 직지를 찍은 흥덕사지 발견은 세계사에서 청주를 금속활자의 메카로 각인한 쾌거였다.
1985년 10월8일 절터 남동쪽에서 발견된 ‘興德寺(흥덕사)’ 명문의 금구(禁口·쇠북) 조각은 금속활자 세계사에 길이 남을 분명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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