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일용 칼럼] 공염불뿐인 친 서민정책
[고일용 칼럼] 공염불뿐인 친 서민정책
  • 고일용 경제부장 편집국 부국장
  • 승인 2015.02.12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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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고유 명절인 설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경기가 살아나고 일자리가 늘어나야 투자와 소비도 활기를 띠지만 아직 서민경제는 한 겨울이다.
한국개발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외환위기 이후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매우 의미 있는 정보를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10가구 가운데 2가구가 일정한 소득이 없으며 절대 빈곤층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가난은 나랏님도 구제할 수 없다’는 옛말이 있지만 물론 가난은 개인이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이고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도록 돕는 데는 정부가 나서야 한다.
우선 지속적인 성장이 없으면 가난은 더욱 고착화될 수밖에 없으며 그야말로 가난의 대물림 현상이 자리를 잡게 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게 된다.
중산층에서 빈곤층으로 떨어지는 것은 순간이지만, 빈곤층에서 중산층으로 올라가는 길은 험난하고 멀다.
반면 상류층이 중류층으로 떨어질 확률은 매우 낮아 우리사회가 빈곤과 부의 대물림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한국사회의 소득계층 이동성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고, 빈곤탈출은 멀어진다는 수치는 한국 사회가 건강성을 잃고 있다는 뜻으로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보건사회연구원이 2006년부터 2014년까지 9차례에 걸쳐 5500가구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기준연도 대비 당해연도 소득계층의 변화를 보면 저소득층이 고소득층으로 수직 상승하는 경우는 0.3%에 불과했다.
2006년 실시한 1차 연도 조사에서 2.5%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아져 이처럼 저소득층, 중산층, 고소득층 간 이동이 줄어들고 계층 구조가 더욱 굳어지면서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비율도 상승했다.
사회의 빈곤층 저변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지만 복지나 사회안전망이 미비해 한 번 빈곤층이 되면 빠져나올 수 없는 것이다.
특히 근로능력이 없는 사회적 약자로서 보호받아야 할 대상인 노인, 여성, 장애인 가구의 문제가 우려된다.
반면 고소득층이던 사람 중 여전히 고소득층으로 남은 사람의 비율이 올라간 것은 사회복지가 거꾸로 가고 있다는 증표다.
저소득층이 빈곤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거나 중산층이 빈곤상태로 전락하는 비율이 높아지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빈곤을 탈출하게 할 만한 사회보장제도가 부족하다는 것을 꼽았다.
우리나라의 빈곤대책은 빈곤한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생존을 지원하는 기초생활보장제도 정도에만 그치고 있다.
정부는 노동능력이 있음에도 빈곤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서민들을 끌어올릴 방안과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충분한 소득을 보장할 만한 일자리가 많이 창출돼야 하고, 가계지출 중 가장 큰 비용을 차지하는 주거와 복지 교육에 대해 공공성을 높여야 한다.
빈곤탈출률 약화로 발생되는 사회적 파장은 경기침체와 나라의 경제를 뒤흔드는 결과로 사회 전체의 활력을 저하시키고 계층 간의 갈등을 악화시킨다.
정부는 빈곤층의 가구 소득을 높이고, 차상위계층과 같은 경계선에 있는 가구가 빈곤층으로 더 이상 떨어지지 않도록 더 늦기 전에 친 서민정책에 정성을 귀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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