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남아도는 쌀 가공산업 육성시켜 농민에게 희망을 주자
[월요논단] 남아도는 쌀 가공산업 육성시켜 농민에게 희망을 주자
  • 임명섭 논설고문
  • 승인 2015.02.15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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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선조들이 쌀을 먹기 전에는 지금 말하는 잡곡과 맥류를 주식으로 했다.
인류가 농업을 시작한 것이 약 1만년 전이라고 하는데 이 무렵에 세계 각 지역에서 곡식을 재배해 식량으로 삼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지금까지 쌀을 식생활의 가장 중요한 곡물로 손 꼽아 왔다.
이 같은 쌀의 벼 원산지는 중국 남부, 미얀마, 타이, 인도 동부 등이라는 설이 있다. 일본에는 기원전 1세기경에 중국의 중남부에서 쌀이 들어 왔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들어온 쌀은 일본형이여 그 무렵에 들어왔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쌀은 도정의 정도에 따라 현미, 5분도, 7분도, 백미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산지에 따라 호칭도 경기미, 호남미, 충남쌀 등으로 나누어 불러지고 있다. 쌀은 크게 멥쌀과 찹쌀로 구분한다. 우리 식생활의 중요 곡물 이외에 쌀을 이용한 갖가지 음식으로 활용도 되고 있다.
그 가운데 술이 대표적 음식이다. 조선시대에는 술이 양반 사대부 집안에서는‘봉제사접빈객’(奉祭祀接賓客)에 꼭 필요한 음식으로 여겨 집집마다 가양주(家釀酒)가 대표했다.
그래서 지역마다 독특한 토속주가 있었다. 조상들은 고유 명절에는 쌀에 누룩과 물을 섞은 가양주를 빚어 귀한 손님들을 대접했고 차례주로 올리는 풍습이 지금까지 전해 오고 있다. 특히 흩어졌던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설날, 추석 명절에는 흥을 돋우는 데 빠질 수 없는 것이 우리가 빚은 전통 술이다.
우리의 전통문화가 담긴 술은 한 때 일제강점기 동안 주세정책으로 집에서 술을 빚지 못해 사라졌다. 해방 이후에도 경제적 곤궁과 양곡보호정책으로 술 제조에 쌀의 사용이 금지되면서 제조허가를 받지 않은 술은 불법 주류로 단속되기도 했다.
이른바 ‘밀주 단속’이라고 해서 명절이나 농번기에 강력한 술 단속으로 가양주 제조는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전통주 산업 범위 확대와 더불어 통신판매처 및 용기 제한 등과 같은 유통상의 규제가 완화되면서 시장에서 인기가 높다. 그래서 술 빚기에 남다른 기술을 보유한 사람을 명인이나 무형문화재로 지정해 전통주의 복원이 본격화 됐다.
전통주의 맛과 향이 좋아 빛을 보게 되자 전통주 산업이 우리 경제에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전통주인 약주류와 막걸리류에서 큰 매출을 거두고 있고 수출의 길도 활짝 열리고 있다. 이처럼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까지 주문량이 쏟아져 농가 수익 증대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처럼 전통주로 인한 우리 농산물의 부가가치도 높아져 그 의미가 매우 큰 산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때문에 정부도 전통주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남아도는 쌀을 소비하는 길이 전통주 생산으로 이어져 쌀 소비도 확 트일 전망이다.
그래서 전국 각 곳에서는 쌀을 원료로 하는 전통주가 격조 높은 문화, 관광 상품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다가오는 우리 고유의 명절 설에 정성이 가득 담긴 전통주로 례(禮)를 갖추면 어떨까 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남아도는 쌀이 창고에서 썩고 있을 실정이다. 게다가 시중에는 수입 쌀이 판을 치고 있어 농민을 울리고 있다.
오랫동안 우리의 주식인 쌀이 이런 저런 이유로 소비량이 줄고 있는 가운데 재고량은 늘고 있다. 쌀 재고량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83만톤. 1톤 트럭으로 따지면 83만대 분량의 쌀이 전국의 창고에서 묵고 있다. 지난해는 풍작으로 쌀 생산량이 늘었다. 여기에다 WTO 협정에 따라 국내 쌀 소비량의 9%인 40만톤 가량의 외국쌀이 의무적으로 수입되고 있어 재고량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이처럼 쌀의 생산이 수요를 넘어선지 오래다. 한때는 쌀 부족으로 보리와 혼식, 밀가루를 먹자는 캠페인까지 벌일 정도였으나 이제는 정반대가 됐다. 최근에는 피자, 빵 등의 대체 음식이 다양하게 등장하면서 쌀 소비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게다가 한 끼, 두 끼씩만 먹기의 영향으로 40년 전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135kg에서 지난해에는 65kg로 절반에도 못 미치게 줄어 들었다.
이런 수치는 국민 한 사람이 하루에 밥 한 두 공기씩 밖에 먹지 않는다는 셈이다. 갈수록 쌀 소비는 줄고 공급은 과잉 상태다. 한때는 ‘밥심’으로 산다는 말이 이젠 옛말이 되고 말았다. 그렇다보니 남아도는 재고쌀이 창고 부족 등으로 보관할 마땅한 곳이 없어 빈 학교 건물 등에 쌀을 쌓아 놓는 등 엄청난 보관료 관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명박 정부 들어 대북 쌀 지원을 끊으면서 재고쌀은 갑절로 늘었다는 얘기도 있다. 그러자 정부가 꺼내든 카드가 쌀 가공 산업의 육성이다. 쌀을 원료로한 떡 등 가공업체가 우후죽순으로 가세했다. 지자체들도 수십억 원씩 예산을 들여 공장 유치에 열을 올렸다.
물론 신생업체들이 많이 생겨나 재고쌀 소비에 희망적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주 재료인 묵은 쌀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고 한다. 너무 오래된 쌀은 먹지 못해 가축 사료로 쓰이고 있기도 하다. 이로 인해 싼값에 팔리는 국내산 묵은 쌀이 부족하자 4년 만에 수입쌀 판매량까지 늘어나는 기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수입 쌀 개방의 해를 맞아 묵은 쌀을 줄이고 농민들을 살리는 좋은 결과로 이어질 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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