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5.18 두 개의 행사, 이러고도 화해 찾나
[사설] 5.18 두 개의 행사, 이러고도 화해 찾나
  • 충남일보
  • 승인 2015.05.1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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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운동 제35주년 기념식이 정부의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거부로 한 행사에 두 의식이 거행되는 불상사가 3년을 이어오면서 국민적 시선이 곱지 않다.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기념식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5·18 민주화운동 35돌을 맞아 그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매우 뜻깊은 자리를 함께 하고 있다.”며 “민주영령들의 고귀한 넋을 기리며 삼가 머리숙여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하지만 폐식에 앞서 논란이 됐던 ‘님을 위한 행진곡’이 합창되자 일부 참석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행진곡을 제창하기도 했다.
특히 이 곡의 공식 기념곡 지정을 찬성하거나 지지했던 김무성 대표와 정의화 국회의장도 다른 참석자들과 함께 ‘님을 위한 행진곡’을 목청껏 불렀다.
국가보훈처가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거부한 데 반발한 5·18 유가족과 5월 3단체, 기념재단, 광주 진보연대 등 시민사회단체 등은 지난해 이어 기념식에 전면 불참했다.
이로 인한 기념식장 내빈 자리는 동원된 것으로 추정되는 상당수의 학생들과 공무원 등으로 채워졌다.
그러나 유가족과 오월단체들은 정부 주관으로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치러지는 5·18기념식에 참석하지 않는 대신 같은 시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앞 민주평화광장에서 독자적 기념식을 치렀다. 사실상 5·18 기념식이 양분된 것이다.
옛 도청 앞 기념식은 백희정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대표의 개회로 시작돼 헌화분향, 경과보고, 기념사, 기념공연(오카리나 공연단 님을 위한 행진곡·아침이슬), 연대사(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위원장), 결의발언,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김정길 5·18 행사위 상임위원장은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문제로 7년째 5·18기념식이 표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국민을 무시하고 5·18을 왜곡·부정하며 오월 영령을 모독하는 기념식에 참석할 수 없다.”며 “5월 정신과 민주화운동의 정통성을 갖고 국민들과 함께 독자적인 기념식을 치르겠다.”고 덧붙였다.
16만6734㎡ 면적의 국립 5·18민주묘지에는 1980년 당시 희생자와 민주열사 등 오월 영령들이 안장돼 있으며, 2002년 7월에 국립묘지로 승격됐다.
민주·정의·인권의 숭고한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기리고 계승하기 위해 지난 1997년 5월 9일 정부기념일로 제정됐지만 님을 위한 행진곡 지정문제로 3년째 두 행사로 나눠졌고 찬반 양론으로 갈라져 봉합되지 않고 있다.
조속히 정부가 입장을 재정리 해 이 같은 일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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