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영화 ‘연평해전’을 보고 다시 반성해라
[사설] 영화 ‘연평해전’을 보고 다시 반성해라
  • 충남일보
  • 승인 2015.06.30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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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 일어난 제2차 연평해전을 소재로 한 ‘연평해전’이 영화로 만들어져 개봉이 됐다.
국민의 관심이 많은 만큼 개봉 첫 주에 100만 관객들 돌파하며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 작품 관련 빅데이터 분석 결과 ‘감동’, ‘울다’, ‘슬프다’, ‘감사하다’, 이런 키워드들이 심리연관어로 등장했다.
누리꾼들은 이 영화를 보고 감동을, 병사들에게는 고마운 마음을 느끼게 했다. 보통 보수적인 영화라면 기성세대에게 환영받을 수 있는데 이 영화는 젊은 세대의 반응도 뜨겁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 연평해전은 우리 정치 현실을 압축해 보여주는 실화 소재 영화다.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념적 대척점에 있고 그만큼 적잖은 파장도 예상된다. ‘연평해전’은 기획에서 개봉까지 무려 7년이 걸렸다.
또 촬영을 마친 뒤 극장을 잡지 못하다가 2년 만에 가까스로 관객을 만나게 됐다. 우리사회의 보다 성숙한 관람풍토를 끌어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영화는 영화로 바라보는 성숙한 관객의 힘, 또 영화가 정치 진영 간 갈등을 증폭하기보다 상대 진영의 이해를 돕는 ‘문화의 힘’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이 영화는 관객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했다. 지금까지는 연평해전의 영웅들은 정치적 이유 등으로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이름도 ‘교전’으로 명명되다 최근에야 ‘해전’으로 명칭이 바뀌었으며 전사자들도 공무상 사망한 것으로 처리돼 보상을 받게 됐다.
그리고 29일, 경기도 평택 2함대 사령부에서 열린 연평해전 13주년 기념식에서 정부 차원의 현직 국방부장관이 추모사를 낭독한 것도 처음이었다. 정치권에서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도 고무적였다.
정치권도 제2연평해전 전사자 예우를 위한 관련법 통과에 적극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제2연평해전 당시 우리 해군 장병 6명이 전사했으나 당시 법령은 전사자 사망보상금을 규정하지 않은 탓에 이들은 그동안 전사가 아니라 공무 중 사망인 순직에 해당하는 보상을 받았다.
늦었지만 다행이다. 관련 입법이 하루빨리 추진돼 더 이상 국가의 대접에 실망해 나라를 떠나는 전몰장병의 미망인이 나오지 않는 나라가 됐으면 한다.
연평해전은 2002년 5월 29일 북한 경비정 2척이 실질적인 해상 ‘국경선’인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우리 함정을 선제공격해 우리 해군 6명의 전사자와 18명의 부상자를 내면서 NLL을 지켜낸 사건이다.
메르스 사태로 6월이 ‘호국보훈의 달’ 답지 않게 지나갈 뻔 했는데 연평해전 영화 덕분에 우리는 호국과 보훈의 의미를 가슴 깊이 되새길 수 있게 됐다.
이 영화는 한·일 월드컵 열기와 당시 정치적 이유로 인해 그들을 제대로 기억하고 추모하지 못했던 우리 자신을 반성케 했다.
세월호 사건처럼 잘 대비했더라면 사고로 숨진 평범한 사람들 처럼 그 가족들의 아픔을 달래 줄 수 있도록 바다를 지키며 목숨을 바친 이들과 가족의 아픔에 대해서도 마땅히 그래야 했다.
그렇지 못했던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게 했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이 있었다는 것을 많은 사람 특히 젊은 세대가 연평해전의 실전은 물론 영화를 통해 기억해준다면 젊음의 넋들을 위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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