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지만 문제 수습을 위해서는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용단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원내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새누리당의 내홍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긴급 최고위원 회의까지 열어 유 원내대표의 진퇴 문제를 논의했으나 입장 차이만 드러낸 채 결론을 내지 못했다.
어떻게 생각하면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선출된 이상 그의 거취 역시 의원총회에서 결정되는 것이 옳다는 견해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박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 이후 불거진 마찰이 당내 계파 간 세력대결 양상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집권 여당의 내부 갈등이 행여 국정 수행에 걸림돌이 될까 걱정이다. 이 지경으로 오기까지는 유 원내대표가 자초한 측면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국회법 개정안뿐만 아니라 공무원연금 개혁 추진과정과 대선공약으로 추진해 온 복지 문제도 입장 차이를 보여 청와대와 번번이 엇박자를 드러낸 바 있다.
이런 것들은 모두가 유 원내대표의 정치적 소신과 입장이 잘못됐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박 대통령과 벌어졌던 감정의 앙금이 곪아터졌다고나 할까? 갈수록 여권 내부의 치열한 권력투쟁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친박과 비박으로 나뉜 새누리당은 유 원내대표의 거취를 둘러싸고 갈등과 반목만 거듭되고 있다. 당내 계파 간에 정책을 둘러싸고 다양한 시각을 가질 수도 있지만 지금 새누리당의 친박과 비박 간 싸움은 도를 넘어서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국민들은 당청 간, 여당 간 계파 간 싸움에 지쳐 있다. 가뜩이나 여야 관계가 매끄럽지 않은 상황에서 여권 내부의 심각한 갈등은 자칫 국정 수행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해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유념하길 바란다.
지금처럼 당내 분열을 치유할 자정 능력이 없다면 차라리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 심판에 앞서 친박, 비박으로 나뉘어 싸움하기 보다는 빨리 딴살림을 차리는 것이 어떤지 생각해 봐야 한다.
여당의 이러한 갈등으로 정국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시계 제로의 상황이 불안스럽기만 하다.앞서 비공개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친박계는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강력히 주장했다.
게다가 최소회의 직전 비박 재선 의원 20명은 친박계가 제기한 원내대표 사퇴론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집권당이라고 이름 붙이기도 창피한 지경에 이르렀다. 더 이상 말싸움이나 세력을 통한 압박으로는 혼란을 잠재우려 하지 말고 흔들기를 중단하고 깨끗이 승복하고 사태를 매듭지어야 한다.
그런 해법만이 만신창이가 된 새누리당이 국민의 신뢰를 더 이상 잃어버리지 않기에 갈등과 대립을 조속히 수습하는 것은 본인 스스로가 단안을 내리는 것 외에는 조용한 해법은 없을 것이다.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유 원내대표의 사퇴론은 불가피하게 표면화되고 있다. 다만 파국을 막기 위해 유승민 원내대표가 명예를 지키면서도 물러날 길을 찾을 수 있게 해주자는 얘기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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