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담뱃값 인상 증세효과만 톡톡히 봤다
[사 설] 담뱃값 인상 증세효과만 톡톡히 봤다
  • 충남일보
  • 승인 2015.07.12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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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값 인상이 금연효과보다는 증세를 위한 결과로 나타나면서 정부에 대한 금연정책을 비난하는 여론이 비등하다.
올 1월 1일부터 담뱃값이 2000원 오르면서 정치권에서는 금연을 빙자한 사실상의 증세를 노린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뜨거웠다. 하지만 정부는 결코 증세가 아니라면 인상을 강행했고 그 결과 하루 한 갑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는 한 달에 6만 원을 더 쓰게 됐으며 주머니가 얇은 서민들의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서민 증세’ 또는 ‘꼼수 증세’라는 비판이 이어진 것이다.
담뱃값이 오르자 두 배 가까이 인상된 담배 가격은 실제로 금연열풍을 불러 일으켰다. 초기에는 그랬다. 세금이 내기 싫어서든, 가격인상이 부담이 돼서든, 담뱃값 인상을 계기로 올 들어 담배를 끊었거나 흡연량을 줄인 사람들이 그만큼 늘어난 것이다.
그렇지만 6개월이 지난 7월 그 결과는 달랐다.
증세를 노린 꼼수라는 지적이 다시 입증되고 있다.
담뱃값 인상 후 상반기에 걷힌 세금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약 1조2100억원 더 늘어났다. 이 같은 추세를 고려할 때 올 담뱃세 수입은 총 10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6월까지 담배 판매로 거둬들인 세금은 4조3700억 원으로 전년(3조1600억 원) 동기대비 약 1조2100억 원 증가했다고 12일 밝혔다.
상반기 담배 판매량은 14억6000만 갑으로 작년 같은 기간(20억4000만 갑)보다 약28.3% 감소했지만 담뱃값 인상에 따른 수익이 크게 작용했다.
당초 담뱃값 인상을 추진할 때만 해도 정부는 올 담배 판매량이 34%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지금 추세로 보면 담배판매량이 감소치가 전망치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업계 예상대로 20%가량 감소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담뱃값 인상 직후 급감했던 담배판매량이 점차 회복하면서 올해 세수는 총 10조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올해 담뱃세 수입이 작년(6조7000억원)보다 2조8000억 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지난 5월 국회를 통과해 내년 12월부터 흡연 경고그림이 의무적으로 담뱃갑에 실리게 될 전망이지만 그 효과도 미지수다.
담뱃값 인상과 경고그림 도입의 격차가 너무 커 효과가 나올지 의문된다는 뜻이다.
정부는 담뱃값 인상과 관련 ‘담뱃값 인상이야말로 확실한 금연의 유인책’이라고 했었다.
하지만 실제로 정부가 진행한 금연캠페인 활동을 통해서 지난 5년간 흡연율이 0.8%밖에 하락하지 않았다.
청소년 흡연율 감소에 큰 도움이 된다고도 했다. 우리나라 청소년 흡연율은 성인흡연율 못지않게 심각한 실정이고 OECD 주요 15개국 중 1위고, 고등학교 3학년 흡연율(25%)이 미국 청소년에 비해 약 2배에 이른다.
하지만 서민부담 가중과 물가상승 자극, 불법, 가짜 담배가 양산될 가능성 등 부작용에 대한 실질적인 조치가 없다. 증세불식을 위한 서민악감정을 순화시킬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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