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보기 신화와 미술의 오디세이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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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익스피어의 ‘티투스 안드로니쿠스’
  • 서규석 박사
  • 승인 2007.03.06 1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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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미스 여신을 훔쳐본 죄로 기원전 350년경에 텁에 그려진 악타이온. 머리에는 사슴처럼 뿔이 돋고 자신이 기르던 개에 물려 죽는 벌을 당하고 있다.
세익스피어가 초기에 쓴 ‘티투스 안드로니쿠스’는 폭력과 복수, 피의 카니발리즘이 뒤엉킨 ‘글라디에이터 유형’의 비극이라 할 수 있다.
티투스는 고트 족을 정벌하고 그 왕비 타모라를 로마로 데려온 로마의 장군이며 극에서는 티모라와 더불어 중심인물이다.
로마의 마지막 황제 안드로니치의 장례식을 위해 모든 로마인들이 모인 가운데 그의 첫째 아들 사투르니누스가 차기 황제가 될 것임을 선언했다.
그러나 둘째 아들 바시아누스는 선거를 실시할 것을 요구하고, 티투스 장군의 동생 마르시우스가 이끄는 로마 원로원은 국가에 기여한 공로로 티투스 장군을 새로운 황제로 선출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티투스는 군인으로 남겠다며 사양하고 죽은 황제의 큰 아들 사투르니누스를 후임 황제로 추천하였다.
사투르니누스는 황제가 되면서 티투스 장군의 딸 라비나를 황후로 맞이하겠다고 공포하였다.
그러나 티투스가 10년간의 전쟁에서 고트 족의 왕(프리암)을 죽이고 왕비 타모라와 그녀의 세 아들, 무어인 아론을 로마로 이송하고 로마의 의식에 따라 타모라 왕비의 살아있는 아들을 제물로 바쳐 복수를 잉태시키게 되었다.
그리고 타모라 왕비를 젊은 황제에게 소개하자 그는 그녀를 보는 순간부터 사랑에 빠져들기 시작하였고, 곧 자유인으로 해방시켜 로마인들을 놀라게 하였다.
그리고 황제의 동생 바시아누스가 티투스 장군의 딸 라비나를 사랑한 나머지 두 사람이 숲 속으로 도망치는 사건이 일어났다.
황제에게는 더 잘 된 일이었다. 그는 곧 타모라를 황후로 맞이하고, 황후가 된 타모라는 자연스럽게 투티스에게 복수할 수 있는 권력을 갖게 되었다.
그녀는 함께 붙잡혀온 무어인 출신 아론을 통해 복수의 계획을 차질 없이 진행시키는, 자비란 개념은 사전에 없는 여인이다.
타모라는 티투스의 딸 라비나가 바시아누스와 함께 숲 속으로 사냥 나간 것을 확인하고 두 아들을 시켜 그녀를 욕보이고 바시아누스를 살해하여 티투스에게 복수를 하기 시작했다. 이 때 타모라는 바시아누스를 살해하면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우리의 발걸음을 방해하는 건방진 통제자!
어떤 이는 내가 디아나 여신과 같은 권한을 가졌다고 말하는데,
그대의 신전은 악타이온과 같은 뿔을,
그리고 새롭게 변한 양을 쫓아가는 사냥개처럼 뿔을 심어야 할 것이다.
너야말로 뻔뻔한 침입자다.
인정해라. 가엾은 악타이온.
인정해라, 내가 받은 저주와 한숨의 대가를 인정해라.
이제 그대의 운명과 내 운명이 뒤바뀌었도다.
나는 삶을 얻을 것이고, 그대는 죽을 것이다.

타모라는 마치 악타이온을 죽이는 아르테미스의 권력을 가진 것처럼 냉정하고 단호하게 행동하였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타모라 황후는 티투스에게 죽고, 티투스는 사투르니누스 황제에게 죽고, 티투스의 동생 마르시우스가 새 황제로 등극할 때까지 죽음이 연속되었다.
이 비극은 무대가 시작하면서 연기자의 대부분이 죽어 가는 글라디에이터 형 카니발리즘을 보여주고 있다.
타모라는 아르테미스와도 같이 티투스의 딸과 그녀가 사랑하는 젊은이의 피를 원했던 냉정한 여인이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바시아누스를 유혹한 것은 자연스럽게 덮어버렸다.

서규석 씨는 중앙대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에서 사회학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한국자치경영개발원에 재직하면서 대학에서 문명사를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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