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대결’ 이세돌 9단 “첫판에서 꼭 이긴다”
‘세기의 대결’ 이세돌 9단 “첫판에서 꼭 이긴다”
  • 뉴시스
  • 승인 2016.03.08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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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세돌(왼쪽 두번째) 9단과 에릭 슈미트(오른쪽) 구글 회장,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이세돌 VS 구글 딥마인드 알파고 대국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세기의 대결’로 전세계 주목을 받고 있는 이번 대국은 9일을 시작으로 10, 12, 13, 15일 오후 1시에 열린다.


첫 대국 하루 앞두고 이세돌 9단 승리 다짐
인공지능 알파고, 인간 직관력까지 모방해
슈미츠 “승부 결과에 관계없이 인류의 승리”

“컴퓨터가 대국을 신청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인공지능이 계속 발전하면 언젠가 인간을 충분히 뛰어넘겠지요. 하지만 이번 대국만큼은 인간이 보여주는 바둑의 아름다움을 확실히 드러낼 겁니다. 첫판에서 꼭 이겨 승기를 잡겠습니다.”
이세돌 9단이 구글 인공지능 ‘알파고’를 상대로 승리를 다짐했다. 이세돌 9단은 9일부터 5회에 걸쳐 딥마인드와 세기의 승부를 펼친다.
첫 대국을 하루 앞둔 8일 광화문 포시즌즈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개회식에서 이세돌 9단, 알파고 개발자인 데니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대표가 나와 대회 방식과 소감을 밝혔다.
바둑은 인공지능이 공략하기 어려운 분야로 여겨져왔다. 바둑은 체스보다 경우의 수가 많고, 수치로 입증하기 어려운 직관력이 크게 발휘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구글은 2014년 1월 영국의 인공지능 기업 딥마인드를 인수해 인공지능 프로그램 개발에 총력을 기울였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대표는 “바둑은 인간이 만든 가장 복잡한 게임이다. 바둑을 잘 두려면 계산과 직관력이 동시에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이를 위해 컴퓨터 알고리즘뿐 아니라 신경과학을 도입해 인간의 직관력을 빅데이터로 모방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알파고를 의료영역에 도입하는 등 인공지능 분야를 확대할 것”이라며 “인공지능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많지만 인간의 삶과 잘 조화되도록 업그레이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알파고는 중국 프로기사 판후이를 상대로 5전5승을 거두며 바둑의 인공지능 시대를 알렸다. 구글은 현역 바둑 최강자로 꼽히는 이세돌9단에 호선을 제안해 이번 대국을 성사시켰다. 우승 상금은 100만달러다. 구글은 우승 상금보다 더 큰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이세돌9단은 “인공지능 대국 신청을 받아들이기까지 채 3분이 걸리지 않았다”며 “인공지능과의 바둑 대결 시기가 생각보다 빨리 와서 어떤지 궁금했다, 호기심 해결을 위해 직접 도전하는 것이 가장 낫다고 봤다”고 밝혔다.
그는 알파고가 판후이를 이긴 전력에 대해서는 “기보를 분석했는데 당시 알파고는 아마추어 최고 수준으로 프로에는 못 미친다”며 “5달 사이 많은 학습을 했을테니 현재의 알파고는 프로 기량을 갖췄을 것”이라고 말했다.
판후이는 1국에서 알파고에 진 뒤 중심을 못잡고 연거푸 패배했다. 대국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1국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방증이다.
이세돌 9단은 이날 개회식에서 “5대0 승리를 장담하지만 인간적 실수가 나온다면 한판 정도는 질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며 “하지만 첫판부터 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설마 1국에서 진다해서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예전에 1국에서 지고도 우승을 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결국 인간을 넘어설 것이란 견해도 내놓았다.
이세돌 9단은 “이번 대국에서 내가 이기더라도 언젠가 인공지능이 인간을 충분히 이길거라 본다”며 “현재 IT시대를 살아가는데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기계 때문에 바둑 고유의 가치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구글 지주회사 알파벳의 에릭 슈미츠 회장은 이날 “이세돌 9단이 이기든 알파고가 이기든 어찌됐든 인류의 승리”라며 “알파고는 세계 최고 개발자들이 모여 만든 인간의 창조물이고 이세돌 9단은 현역 바둑계 최고수이므로 승부가 어떻게 나든 인간에게 영광이 돌아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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