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알파고에 불계패… 흑돌 선택 탓?
이세돌, 알파고에 불계패… 흑돌 선택 탓?
알파고, 백102로 승부수 띄워
  • 뉴시스
  • 승인 2016.03.09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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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포시즌호텔에서 열린 세기의 대결 ‘이세돌-구글 알파고 대국’ 1국에서 이세돌 9단이 바둑돌을 놓고 있다. [뉴시스]


이세돌(33) 9단이 인공지능(AI) ‘알파고’에게 충격의 패배를 당했다.
알파고는 9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1국에서 이세돌 9단을 상대로 186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불계승은 바둑에서 계가를 하지 않고 승리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상대가 기권을 했을 경우에 이뤄진다.
전투형 기사인 이 9단은 이전의 기전에서는 거의 보지 못한 새로운 수를 선보이면서 초반부터 강하게 압박했다. 하지만 알파고도 주도권을 내주지 않고 전투적 기풍을 보였다.
전반적으로 알파고의 냉정한 형세 판단이 돋보인 바둑이었다. 초반에 결정적인 실수를 했지만, 중후반으로 갈수록 알파고는 얄미울 정도로 정확했다.
알파고는 백102로 승부수를 띄웠다. 우상귀에서 착실하게 실리를 챙기고 선수까지 잡으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결정적으로 백150을 두며 알파고의 승리가 확정됐다.
두 기사의 시간 사용만 봐도 이 바둑의 흐름을 짐작할 수 있다. 엇비슷하게 나가다가 후반 들어 알파고의 시간 사용이 많았다. 이세돌이 돌을 던진 시점에서 알파고는 5분30초, 이세돌은 28분28초를 남겼다.
이9단이 알파고 알고리즘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것이 패배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 판을 내준만큼 심기일전하는 각오로 신중한 대국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알파고가 백을 잡은 것도 승리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이날 이세돌 9단은 돌가리기를 통해 흑을 잡았다.
대국은 백을 잡은 기사에게 덤 7집 반을 주는 중국식 규칙에 따라 진행된다. 알파고는 중국 룰로 설정돼 있어 한국 룰로 진행하기 어렵다고 구글 측이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바둑은 흑이 먼저 두는데, 먼저 두는 쪽(흑)이 유리하기 때문에 나중에 둔 쪽(백)에 불리함을 보상해 주기 위해 이 같은 규칙이 만들어졌다.
중국 바둑은 덤이 한국보다 1집 많은 7집 반으로, 백이 유리하다. 백돌을 선택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이 9단은 흑돌을 선택했다. 포석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였으나, 이것이 승부에 영향을 미쳤다.
한편 이세돌과 알파고의 ‘세기의 매치’는 15일까지 광화문 포시즌스호텔 서울 특별대국장에서 총 5회에 걸쳐 치러진다. 매일 오후 1시에 대국이 시작된다.
우승자에게는 100만 달러(약 12억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알파고가 승리하는 경우 상금은 유니세프와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교육 및 바둑 관련 자선단체에 기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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