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논평] 경매정보 3종세트에서 경매함정 찾기
[경제논평] 경매정보 3종세트에서 경매함정 찾기
  • 김승래 교수 목원대학교 산학협력단
  • 승인 2016.07.14 18: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감정평가서나 매각물건명세서 및 현황조사서는 경매법원이 제공하는 대표적인 경매정보자료(이른바 ‘경매정보 3종세트’)이다. 이 세 가지를 묶어 경매사건목록이라고도 부른다. 경매사건목록은 매각기일 1주 전부터 경매법원에 비치되어 열람할 수 있고, 온라인 대법원경매정보(www.courtauction.go.kr)에서는 매각기일 2주전부터 공개된다.
경매사건목록 중 매각물건명세서에는 점유자 및 임대차에 관한 사항, 등기된 부동산에 관한 권리 또는 가처분으로서 매각으로 그 효력이 소멸되지 않는 것, 매각에 따라 설정된 것으로 보이는 지상권, 매각에서 제외되는 미등기건물 등에 관한 사항 및 유치권 신고가 있는 경우의 유치권 내역(유치권자, 유치권 신고금액, 유치권의 내용 등)이 기재되어 있다.
매각으로 소멸되지 않는 권리가 있다는 것은 그 권리를 매수인이 인수해야 한다는 의미이고, 매각에서 제외되는 미등기건물에 관한 사항이 있으면 매각 후 법정지상권 성립 여지가 있다거나 매각대금 외에 추가로 미등기건물을 매입하거나 건물철거소송을 해야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있다는 뜻이다. 또한 유치권 신고가 있는 경우에는 유치권자가 주장하는 유치권 금액을 별도로 부담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가 있다.
매각절차에서 낙찰을 받았다하더라도 매각물건명세서에 기재되어야 할 사항이 기재가 되어 있지 않거나 사실과 다르게 기재가 된 경우 당해 물건을 매수한 매수인은 이를 이유로 매각불허가를 신청할 수도 있다. 그만큼 매각물건명세서에 기록되는 사항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매각물건명세서에는 위 사항들 외에도 배당요구종기가 기재돼 있다. 배당요구종기는 집행법원이 배당요구를 해야 배당을 받을 수 있는 채권자들이 배당요구를 할 수 있도록 정해 놓은 기한을 말한다. 이 배당요구종기가 각별한 의미를 갖는 것은 바로 임차인과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임차인은 배당요구를 해야 배당을 받을 수 있는 채권자의 전형적인 예이다. 그것도 배당요구종기 안에 배당요구를 해야 한다. 배당요구를 하지 않거나 배당요구종기를 지나서 배당요구를 한 경우에는 매각대금으로부터 임차보증금을 배당 받을 수 없다. 임차인이 보증금을 배당 받을 수 없는 경우에는 그 임차인에 대항력이 있느냐 여부에 따라 매수인이 임차인의 보증금 인수 여부가 판가름 나는 중차대한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경매사건목록 중 현황조사서에는 부동산의 현황 및 점유관계 조사서와 임대차관계 조사서가 있다. 부동산 점유관계에는 경매대상이 되는 각 호수별 또는 층별 임차인이 점유하고 있는지 아니면 소유자(채무자)가 점유하고 있는지 및 공실 여부 등이 명시돼 있다. 부동산 현황에는 어떤 업종(식당, 사무실, 미용실 등)으로 이용 중인지, 경매대상 호수 외에 다른 호수와 같이 이용하고 있는지, 여러 호수를 이용하고 있는 경우 벽체를 구분해서 이용하는지 아니면 벽체 구분 없이 전체 호수를 일괄하여 사용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겨져 있다.
현황조사서의 핵심은 임대차관계 조사서이다. 임대차관계 조사서에는 점유자 이름, 당사자 구분(임차인, 채무자 등 점유유형), 점유부분과 점유면적, 점유기간, 용도, 보증금과 차임, 전입일자(또는 사업자등록일), 확정일자 등이 자세하게 수록돼 있어 임차 목적물의 용도 및 임대차계약 등의 내용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된다.
다만 임대차관계 조사서에 담겨져 있는 내용들은 집행관이 현장조사를 통해 습득한 내용이지 임차인이 임대차계약서를 첨부해 법원에 신고한 내용이 아니라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장조사 내용과 실제 임대차관계가 서로 다를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처럼 경매물건은 여러 경로를 통해 자세한 정보가 제공되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애써도 확인되지 않는 함정이라는 것은 사실상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매함정에 빠지게 되는 사례가 종종 나타나는 것은 제공된 정보를 확인하는 작업을 게을리 했기 때문이다. 최소한 경매에 대한 기초적인 상식을 갖고 경매정보를 꼼꼼히 살피고 거듭 살핀다면 뻔히 보이는 함정 정도는 걸러낼 수 있을 것이다. 모름지기 알아야 돈 버는 것이고, 배워야 이기는 것이 세상이치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