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周易)으로 본 세상] 덜어냄과 보탬의 지혜와 손괘(損卦)
[주역(周易)으로 본 세상] 덜어냄과 보탬의 지혜와 손괘(損卦)
  • 김재홍 충남대학교 교수
  • 승인 2016.07.19 1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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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삶에서 덜어냄(損)과 보탬(益)의 이치를 깨닫는 것은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데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자신에게 무엇이든 유익한 보탬이 있기를 바란다. 그러나 보탬이 있기 위해 먼저 덜어냄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주역에서는 인간의 끝없는 이기적 욕심으로 유익만을 쫓는다면 하늘이 심판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주역에서는 이러한 ‘덜어냄’과 ‘보탬’의 지혜가 인간의 수양론이나 인간사의 길흉과 직결된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공자가어(孔子家語)’에서도 덜어냄과 보탬에 대해 언급하기를 “공자께서 주역을 읽으시다가 ‘손익괘’에 이르자 탄식하며 말씀하시되 덜고자 하는 자는 더하고, 더하고자 하는 자는 잃음이라”라고 했다. 그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즉 먼저 인간적인 욕구와 욕심을 덜어냄으로서 비로소 하늘로부터 보탬이 있음을 설파한 것이다. 또 ‘회남자(淮南子)’에서도 “공자께서 주역의 손익괘를 읽으시고는 탄식하시며, 이(利)를 탐해서 가면 해롭고, 해(害)를 쫓아서 가면 이로우니 이는 이해와 화복의 문을 알 수 있다”라고 했다.
무릇 인간적인 사욕으로 이(利)를 탐하면 해롭고, 도리어 덜고자 하면 보탬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것은 인간의 실존적인 삶 속에서 사욕을 버리고 진리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바르게 실천하는 것이 하늘의 은총을 얻게 됨을 강조하고 있다.
천도(天道)에 대한 믿음과 정성으로 인간적인 욕심을 덜어낼 수 있다.
덜어냄(損)에는 먼저, 반드시 천도에 대한 믿음과 결부돼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것은 욕심을 덜어내는 데는 천리에 대한 믿음과 순응하는 성심이 있어야 덜어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면 그 결과가 크게 길(吉)하다고 한다. 또 천도(天道)에 의지할 바가 있고, 제물은 초라하지만 지극한 정성을 가지고 제사를 바치면 마침내 허물도 없게 돼 바르게 됨을 밝히고 있다. 
요컨대, ‘욕심을 덜어내면 길하다’는 것이나 제사가 간략하지만 그 정성을 다한다면 사람들이 믿고 승복한다는 것은 바로 천도에 대해 진실함 마음에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군자는 덜어냄을 통해서 성냄을 물로 불을 끄듯이 막고, 욕심은 산으로 물 막듯이 하라고 했다.
손괘(損卦)에서 “군자는 이를 본받아 분노를 징계하고 욕심을 막는다”고 말한다. 이 말은 군자는 덜어냄을 통해서 성냄을 물로 불을 끄듯이 막고, 욕심은 산이 물 막듯이 하라는 의미이다. 달리 말하면 덜어냄이란 자기수양을 위한 것으로서 바로 곧 자신의 덕을 쌓는 계기가 됨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연못속의 흙을 덜어냄만큼 못은 깊어지고, 덜어낸 흙을 보탬만큼 산은 높아진다.
이 말은 천도에 대한 믿음과 그때의 마땅함에 맞게 행하되 인간적인 사욕과 생각을 덜어내고 천도 근원으로 인도를 행함이 이롭고 허물이 없음을 밝히고 있다.
소인지도(小人之道))와 사람의 욕심을 빨리 버리면 기쁨이 있고, 허물이 없게 된다.
손괘(損卦)에서는 처음부터 덜어버릴 것은 덜어버리라고 한다. 수양론의 측면에서 말하면 공부란 자기수양을 목표로 공부하는 것이다. 또 공부란 나를 버리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덜어내는 상황을 수양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진리를 담을 수 있고, 마음의 평화를 누릴 수도 있다. 달리 말하면 하늘로부터 타고난 본성을 보존하는데 저해되는 요소들을 제거하는 것이다. 그래야 성인의 뜻을 깨달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인격적으로 병든 부분을 다 덜어버리라고 한다. 군자의 입장에서 인격적으로 병든 부분을 다 덜어버리라는 말이다. 병든 부분을 다 떨어버린다는 것을 ‘욕심을 덜어냄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언제나 욕심은 인격을 병들게 하는 요인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빨리 떨어버리면 기쁨으로 다고 온다는 것이다.
나를 덜어냄이란 진리와 하나 되기 위함이다.
주역에서는 천도를 자각하게 되면 내 마음 속에서 하늘의 은총이 임하게 되어 천인합일(天人合一)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고 말한다. 덜어냄이란 단순한 수양적인 의미이거나 도덕적인 행위로서의 의미가 아니라 천도에 입각한 수양론이다. 군자가 주체적으로 자각해 실천해야 할 원리임을 밝히고 있다. ‘성인지도(聖人之道)’의 자각과 순종을 통한 하늘의 섭리를 설명하고 있다. 그러므로 군자는 하늘의 뜻을 자각하여 밝힌 ‘성인지도’를 덜어냄(손損)과 보탬(익益)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주역에서는 이를 실존적인 삶의 공간에서 실천해야할 가치임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학문과 지식으로 남을 가르치면 자신의 학문과 지식은 줄어들지 않고 도리어 크게 보탬이 된다. 진리와 사랑은 보태고 나누면 나눌수록 빛이 나는 것이다.
이 처럼 성인의 말씀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바탕으로 덜어내면 하늘의 은총으로 보탬(益)을 얻게 된다. 반면에 성인의 말씀을 의심하여 지키지 않고 사욕을 취함은 도리어 손해를 본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므로 천도에 대한 신의를 가지고 항상 순응하며 정도를 실천하는 곧고 바른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무성불립(無誠不立)’이듯 성실한 마음으로 행하면 하늘로부터 도움이 있어 길하고 이롭지 않음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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