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논단] 순망치한의 입술에 머물 것인가
[목요논단] 순망치한의 입술에 머물 것인가
  • intty2000@hanmail.net
  • 승인 2016.07.27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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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는 결국 사드 배치를 선택했다.
미사일 방위를 위한 자체적으로 노력한 한국형 미사일 방위체제 구축의 노력과 그에 대한 예산 배정 역시 변화가 불가피하다.
이는 우리의 자신의 보호보다는 우리의 뒤를 봐주고 있는 미국의 입술 노력을 충실히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이가 시린 것을 막기 위한 입술 역할이다.
순망치한은 진나라가 괵나라를 치기 위해 우나라에게 도움을 요청한데서 시작한다. 진나라는 괵나라를 치고자했다. 그러나 우나라와 괵나라가 동맹이었기에 괵나라를 공격하면 우나라가 함께 방어할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었다. 진나라는 우와 괵의 두 나라 사이를 띄어놓는 전략을 구사했다.
우공의 욕심에 초점을 맞춰 우공에게 진의 헌공이 아끼던 수국이란 지방의 구술과 명마를 바치고 우공에게 우나라에 길을 빌려달라고 부탁하였다. 우나라의 신하인 궁지기가 나서 괵나라는 우리의 담장과 같기에 괵이 망하면 우리도 함께 망할 것이기에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린 법’이라고 간언했다. 하지만 우왕이 진상품의 유혹을 떨치지 못하고 진의 요청을 승낙해 버린 뒤 괵이 멸망당하고, 진군의 회군 중 우나라는 공격을 당해 멸망했다. 선물로 주었던 보물이나 명마도 도로 빼앗겼다.
국가 간 순망치한의 관계는 흔히 있는 일이다. 역사적으로 한반도는 항상 강대국의 입술의 역할을 해왔다. 임진왜란 때 일본의 중국 본토 진출의 계획은 조선에서 머물고 말았다. 명의 입장에서 보면 조선은 그들을 향해 쳐들어오는 오랑캐를 막아주는 방파제 입술 역할이었다.
또한 왜구의 노략질을 대신 당해야 하는 것도 우리 조선의 백성들이었다. 조선 반도가 없었다면 왜구의 노략질은 지속적으로 중국으로 향할 수 밖에 없었다. 실지로 중국으로 왜구의 노략질이 대대적으로 이뤄진 경우도 있었지만 그 역시 조선에서 상당 부분 패퇴시켰다.
거란의 고려 1차 침입 역시 고려가 지속해온 송나라의 입술역할에 대한 거란의 불만에서 시작된다. 당시 그들의 진정한 목적은 송나라를 치기 위한 것이었지만 송나라의 입술이었던 고려를 선제압해야만 그것은 가능했다. 그럼에도 전쟁보다는 협상의 성공으로 서희 장군은 소송녕과의 협상과정에서 서경이북 강동육주의 땅을 도로 차지했고 많은 선물을 받아오는 쾌거를 이뤘다.
병자호란과 정묘호란 역시 후금이 명나라와의 패권다툼에서 시작되었다. 명나라의 입술 역할을 하는 조선은 선제공격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 때는 서희와 같은 명 협상가가 없었다. 명 협상가로 국제정세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던 광해군은 인조반정으로 무너졌고, 그 자리에 친명배금 정책의 권력이 들어섰다.
당시 국제정세에 대한 판단의 실수는 거대 전란으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조선의 백성들이 떠안았다. 고려가 얕봤던 후금은 단순 야만족이 아닌 고구려와 발해의 문화적 계승자들이었고 그를 통해 매우 강력하게 성장한 국가였다.
한국 전쟁에서 마오쩌둥은 북한을 돕기 위해 참전을 결정하면서 순망치한이란 말을 했다. 중국에 대한 북한의 위상을 보여주는 한마디의 표현이다. 반면 남한은 미국에 대한 중소 진영의 진격을 일차적으로 막아줄 입술에 해당된다.
우리가 역사적으로 입술의 역할에 머무른 적이 많았다. 그러나 위기의 상황에서는 이가 입술을 도와줄 수 없다. 임진왜란 때에 입술을 도와주러 왔던 명나라도 적극적으로 전투에 임하지 않고 결국에는 일본과 협상을 통해 일본군의 퇴로를 열어주는 이적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아관파천으로 조선의 뒷배가 되어줄 것으로 생각한 러시아는 우리 자원의 노략질에 열을 올렸고 우리 자원에 대한 세계 각국의 노략질을 선두에 서서 지휘하지 않았던가?
미 대통령 후보 트럼프가 주한미군의 철수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이제 너희가 우리의 입술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새로운 변화가 동북아에 몰아치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의 입술의 역할을 한 우리로서는 새로운 외교의 판과 위상을 정립해야 한다. 싸움이 나면 이가 입술을 보호하지 않는다. 입술이 이를 보호하는 것이다. 이가 부러지지 않아도 입술은 터진다. 우리가 다치고 나서 미국이 잘된들 무슨 의미인가?
순망치한은 입술인 우리의 외교 정책이 과연 정당한 것인지 고민해봐야 하는 역사적인 사실이자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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