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여파 수학여행, 공주·부여로 발길 돌린다
지진 여파 수학여행, 공주·부여로 발길 돌린다
수학여행·숙박업소 문의 많고 체험학습 학교 늘 듯
  • 길상훈·이재인 기자
  • 승인 2016.09.26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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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지진 여파로 수학여행 장소를 경북 경주에서 충남 공주와 부여로 변경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지역특수가 기대된다.
잇단 지진 여파로 학부모들이 경주행을 꺼리는 가운데 학생들에게 역사유적을 보여주며 지식을 넓힌다는 수학여행의 취지를 살려 신라의 도읍 경주에서 백제의 고도 공주와 부여로 발길을 옮긴 것으로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공주와 부여지역 유스호스텔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경주 인근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5.8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 각급 학교 관계자로부터 수학여행 가능 여부를 묻는 문의전화가 크게 늘어났다. 학교 측은 숙박 가능 여부와 주요 관광지 간 이동 거리 등을 묻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현재까지 경주에서 충남 공주·부여로 수학여행 장소를 변경한 학교는 전국에서 20개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충남 한 초등학교는 최근 운영위원회를 열어 다음달 12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예정된 6학년 수학여행 장소를 변경했다. 행선지별로 4개 코스로 나누어 소규모 수학여행을 하는 이 학교 6학년 2개팀 100여 명은 불국사, 석굴암, 안압지 등을 거쳐 남해안 일대를 둘러 볼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지진의 여파로 경주 방문을 꺼리는 학부모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이 학교는 경주 대신 충남 부여로 수학여행 장소를 변경했다.
학교 관계자는 “경주지역에서 여진이 계속 발생해 일정을 변경했다”며 “신라 유적 대신 백제 유적을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 학부모들과 상의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대전의 한 초등학교는 2박3일 경주 수학여행 대신 하루 코스의 부여 현장체험학습을 선택했다. 지진 발생 이후 수학여행 장소 변경을 검토했으나 학교 일정에 맞춰 숙박업소를 구하는 게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부여 한 유스호스텔 관계자는 “매일 10여 통의 수학여행 관련 문의전화가 오고 있다”며 “지진 여파로 불안해진 학교와 학부모들이 경주 대신 공주와 부여로 눈길을 돌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주·부여로 수학여행지를 한꺼번에 바꾸는 사례가 많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학여행은 학생 의견수렴, 현지답사, 운영위원회 심의 등의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해서 일정을 하루아침에 변겅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현장답사를 해야 하는 데다가 숙박업소 예약도 쉽지 않다.
공주의 한 유스호스텔 관계자는 “수학여행 문의전화는 잇따르지만, 상당 부분 예약이 완료돼 학교와 숙박업소 간 일정 맞추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많은 학교가 수학여행을 포기하거나 당일 일정의 체험학습으로 변경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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