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周易)으로 본 세상] 인간의 작은 허물과 반성
[주역(周易)으로 본 세상] 인간의 작은 허물과 반성
  • 김재홍 충남대학교 교수
  • 승인 2016.11.01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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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어딜 가나 사람들이 모이면 최순실 씨의 이야기로 분개함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 취업난과 금수저와 흙수저 타령이 겹쳐 상대적인 빈곤감에 허탈해 있다. 울고 싶은데 뺨을 때려준 꼴이 됐다.
선거 때 마다 지상천국이라도 만들어 줄 양으로 호언장담하던 정치인들은 누구를 위한 정치를 했던가. 삶의 질곡 속에서 고통 받고 있는 많은 국민들의 심정을 알기는 하는지 과문한 필자의 소견으로는 짐작하기가 어렵다.
그렇다면 우리는 자포자기하고 있어야하는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변화의 계기로 삼을 수는 없는 것인가.
주역의 뇌산소과괘(雷山小過卦)에서는 인간의 허물에 대하여 산위에서 우레가 세상을 향해 소리치는 것으로 하고 있다. 소과(小過)는 작은 허물을 말한다. 우뢰인 진(震)이 산위에서 사람들의 작은 허물, 작은 지나침에 대하여 세상을 향해 소리치는 것이다. 하늘의 소리를 듣고 조심하고 반성과 성찰이 있어야 그 결과 형통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소과괘(小過卦)는 겸손하고, 공손하게 처신을 조심해야 하는 상(象)이다. 즉 인간의 작은 과실에 대한 성찰과 반신수덕(反身修德)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괘상(卦象)을 보면 상진(上震)은 움직임(動)이고, 하간(下艮)은 머무는(止) 것이다. 이것은 군자는 하늘의 소리에 머물러야 한다는 의미이다.
과실이 있을 때는 자기반성에 충실해라.
‘뇌산소과괘’에서는 “(우뢰 소리는 조금 지나쳐도) 작은 허물에 형통하니, 바르면 이로우니, (자신을 반성하고 수양하는) 조그만 일은 할 수 있어도 (왕천하사업 같은) 큰일은 할 수 없으니, 나는 새가 소리를 남긴다. 위로 올라가는 것은 마땅치 않고, 밑으로 내려가면 크게 길할 것”이라고 했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피면 첫째, 소과(小過)의 때란. 작은 허물이 있을 때이기 때문에 자신의 허물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필요할 때이지 왕도(王道)를 실현하는 대사(大事)를 불가하다는 것이다. 소사(小事)는 인간에 관련된 일이다. 자기 성찰과  성인지도(聖人之道)의 실천을 말한다. 이것이 군자의 사명이다. 
둘째, 하늘의 소리는 조금 지나쳐도 바르고 곧으면 이롭고 형통하다는 것이다. 이것이 작은 허물에 대한 반성을 통해서 형통해지기 위한 전제조건이 올바름이다.   
셋째, 하늘을 나는 새가 공중에 소리를 남겼다. 그러나 위로는 들리지 않아서 흉(凶)하고, 아래로 내려오면 사람과 닿으니 크게 길(吉)하다는 것이다. 아무리 높이 날 수 있는 새라고 하더라도, 높이 올라가는 데에 한계가 있다. 하늘에 닿을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러므로 소과(小過)의 때에는 군자는 항상 겸손한 자세로 성인지도(聖人之道)에 순종하고 실천하는 사명에 충실해야지 하늘로 거슬려 올라가서는 안 되며, 내려와야 한다는 것이다.  
하늘의 천사인 새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흉하다. 새가 날아갔다는 것은 성인(聖人)의 말씀이 내 마음에서 날아갔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이기심과 욕심으로 인해 새가 날아감이라 새 소리가 내 귀(마음)에 들리지 않는다면 이로써 흉한 것이다. 이것은 교만하지 말고 경거망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지금은 반성과 자기 수양이 필요한데 욕심이 지나쳐서 성급하게 새처럼 높고, 멀리 날려고만 하니 지나쳐서 흉하다는 것이다. 
성인지도(聖人之道)를 만나면 허물이 없다. 성인지도를 만나서 군자지도를 깨달으면 허물이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군자는 지나치지 않고 알맞게 처신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자신이 처한 상황이 어떤 일을 능동적으로 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닌 열악한 상황일수록 반드시 성인지도를 만나야 한다는 것이다. 
소과(小過)의 때에는 소인지도를 경계해라. 사람들은 인간의 생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그러나 소인지도(小人之道)를 좇아 따르면 혹여 해(害)함을 당할 염려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군자는 소인지도를 경계하라는 것이다. 성인의 말씀에 겸손하지 못하면 그 재앙(凶)이 상상 이상이라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소인지도가 성(盛)한 시기이니, 겸손하고 자중하라는 경계이다. 내 생각을 고집하면 안 된다. 때에 따라 적절히 과감하게 변화할 줄 알아야 된다고 말한다.
두터운 구름은 있지만 비가 내리지 못함은 내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
하늘에 두터운 구름은 있지만 비가 내리지 못함은 소인지도(小人之道)가 너무 강(剛)해서 하늘의 은택을 못 받는 것을 말한다. 왜냐하면 이것은 군자지도에 비해서 소인지도(小人之道)가 강성하기 때문이다. 즉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천도(天道)에 대한 저항을 말한다.
소인의 교만은 높이 올라가도 멈출 줄을 모른다. 진리를 깨닫지 못하고 그냥 지나쳐 버린 것이다. 성인지도(聖人之道)를 만나고 싶어도 이미 지나버렸다는 것이다. 그 결과 하늘이 주는 재앙과 사람이 주는 재앙을 함께 받게 된다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작은 허물이 있다. 또 순리에 따르기 보다는 눈앞의 이익과 이기적 욕심에 따라 처신할 때가 많다. 우선은 이익이 될지는 모르지만 전형적인 소탐대실이다.
주역에서는 “소인지도를 따르면 구름은 빽빽한데 비가 내리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그리고 재앙을 받는다고 한다. 그러므로 하늘이 우리의 작은 과실에 대해서 소리쳐 꾸짖을 때 모두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만 한다.
이제 위정자는 물론 국민들도 철저한 반성을 통해 정의로운 세상을 만드는 계기로 삼아야 할 때다.

[충남일보 김재홍 충남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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