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맹탕 국회 청문회 국민들을 실망케 했다
[월요논단] 맹탕 국회 청문회 국민들을 실망케 했다
  • 임명섭 주필
  • 승인 2016.12.11 1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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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일당의 ‘국정 농단 사건’의 진실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가 핵심 증인으로 최순실과 언니 최순득 등이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불출석해 최순실 없는 최순실 반쪽 청문회가 됐다.
이번 국회 청문회는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국내 굴지의 대기업 그룹 총수 9명이 나올 정도로 온나라를 헤집어 놓은 청문회로 대기업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청문회에 출석키로된 증인 28명 가운데는 13명이 청문장에 나오지 않았고 11명에게 동행명령까지 내렸으나 겨우 한 명만이 동행명령에 응했을 뿐이다.
증인조차 불러내지 못하는 국회의 힘(?)으로 무슨 성과 있는 청문회를 기대할 수 있을까 알만한 국민은 다 알고 있었다. 또 증인으로 출석한 대부분은 ‘기억이 없다’, ‘앞으로 잘 하겠다’는 등 동문서답의 성의없는 답변에 모르쇠로 입을 맞춰 김빠진 청문회란 말이 제격이다
증인으로 출석한 9명의 그룹 총수들도 청문회 시종이관 한결같이 속시원한 답변을 하지 않는 등 알맹이 없는 맹탕 청문회로 끝이 났다. 진실규명이 중요했는데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해 국민을 실망케 했다.
속담에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얘기처럼 청문회에 출석한 증인 등은 질문할 때마다 교묘한 답변을 빠져 나갔다. 여기에는 사전에 충분한 정보와 상식이 딸리는 국회의원들의 증인을 흔들 수 있는 송곳같은 질문이 부족했음을 반성해야 한다.
증인을 앞에두고 질문 공세에 나선 국회의원들은 자기 할 말만 하고 증인에게 답변할 기회를 제대로 주지 않아 진실 접근을 차라리 방해하는 해프닝도 보여줬다.
청문회를 통해 진실규명을 가려내야 할 국회의원들의 태도와 자세도 달라져야 한다.
준비 부족은 시간만 낭비했기 때문이다.게다가 일부 국회의원은 여전히 인기 청문회를 의식해 증인에서 호통을 치는 등 한건주의식 청문 의원도 없지 않았다. 때문에 이번 청문회 역시 진실규명이 우선이 아니고 정치적으로 흘러간 측면도 없지 않았다.
이렇게 흐리멍텅한 청문회로는 진실규명은 강건너 불구경하는 꼴로 밖에 보이지 않했다. 청문회에 불려나온 증인 역시 예상한 대로 ‘모르쇠’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증인들 입장에서 욕먹는 청문회가 고통스럽다는 건 이해한다. 그렇더라도 권력의 비선실세가 어떻게 국정에 개입했고 이 과정에서 누가 무슨 역할을 했는지 밝혀 내는 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인데 그렇지 못해 아쉬웠다.
재벌 총수들 역시 뿌리 깊은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고 기회라는 인식하에 사명감을 갖고 청문에 임해야 하는데 국민들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순간은 모면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진실은 영원히 덮을 수 없다. 이번 청문회가 면피나 변명의 장이 아닌 진실규명을 위한 고백의 장이 됐어야 했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또 정권 비선 실세의 핵심 증인들도 대거 불출석해 ‘빈껍데기 청문회’로 전락했다. 특위 증인으로 채택된 우병우 전 민정수석,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과 박흥렬 대통령 경호실장, 류국형 대통령경호실 경호본부장 등도 청문회장에 나오지 않아 김을 뺏다.
또 김수남 검찰총장과 김주현 대검 차장검사, 박정식 반부패부장 등 대검 관계자도 수사 중립성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김성태 국조특위 위원장은 청문회장에 불출석했던 증인들에게 동행명령장을 발부,청문장에 내세우겠다고 엄포를(?)를 했으나 겨우 한 명만 출두 했을 뿐 약발이 받지 않았다.
국회증인감정법에는 국정조사에 출석하지 않을 경우 국회모욕죄를 적용, 최대 3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도록 됐고 동행명령에 불응하면 5년 이하 징역을 적용토록 명시 됐으나 이 법이 적용된 증인은 없었다
최순실 국정 농단사건은 국정조사와 특검 등을 통해 조사가 이뤄지고 그 이후에도 헌재의 판단에 따라 진실이 가려질 것이다. 그런데 핵심 장본인 인 최순실 일가가 국회 국정조사에 나오지 않은 것 자체가 최순실 청문회를 짓밟아 버린 셈인데 국회는 부끄러워 할 줄도 몰랐다. 
이번 청문회를 계기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재연되는 이란 정권 비리를 캐는 껍데기 청문회는 이번이 마지막이기를 바란다. 국회를 우습게 아는 청문회는 변화돼야 마땅하다.
국민들은 이번 청문회를 겪고 나서 우리나라의 정치가 많이 성숙할 것으로 믿고 싶어 했을 것이다. 국회도 국민의 촛불 집회 처럼 변화했으면 한다.
그리고 정치의식과 발전된 참여 태도·방식도 거대한 변화의 물줄기를 타고 형성되길 기대하며 국민을 실망케하는 청문회는 아예 없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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