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광화문이 매 주말마다 발 디딜 틈도 없이 꽉 메워지고 ‘즉시 하야하라’는 우뢰같은 함성이 끊이질 않고 있다. 또 한켠에서는 대통령님이 무얼 그렇게 잘못했다고 즉시 내려오라고 하느냐며 반대집회가 격렬하게 열리고 있다.
촛불집회는 옳지 않다는 생각과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 겹치는 혼돈속의 오늘이 바로 지금 한국의 모습이다.
인터넷과 SNS에서도 논란이 뜨겁다. 이같은 혼돈이 쉴 새없이 벌어지는 것 때문이다.
광화문 촛불집회에 대비해 보수단체들의 맞불집회는 급기야 숫자대항으로까지 보여지고 있다. 지난 주말 보수단체들은 ‘저 쪽보다 더 많은 집회인원이 우리 쪽에서 나왔다’며 격앙했다.
하지만 우울한 국민들은 짜증이 더 커지고 있다. 밝히라는 쪽과 아니라는 논쟁이 본질은 아닌 때문이다. 물론 자기 생각과 주장을 얼마든지 표현할 수는 있다. 한 포탈에서 이같은 논쟁과 관련 대다수 국민들의 생각을 담은 내용이 있어 인용한다.
“오전에도 촛불시위는 옳지 않다는 논지의 글을 올리더니 오후에는 국민들을 비난하는 내용의 글을 올리시는군요. 잘하는 행동입니다. 국민들이 수준이 낮다면서 본인은 떳떳하게 하시지 비공개로 하는 것은 수준이 높은지요?
우선 눈으로 보았느냐? 네. 다들 보았습니다. 지난 일요일에 검찰발표에서 다들 보았지요. 검찰은 박대통령과 최순실, 차은택과의 공모를 이야기했습니다. 공모가 뭔지는 알죠?
우리가 어떤 범죄자를 잡을 경우에 그자가 직접 범행을 저지르진 않았지만, 아무개가 시켰다거나 혹은 아무개가 관련 정보를 주었다고 하면 공모죄로 동일한 형법상의 처벌을 받습니다. 이런 원칙은 일반인들에게는 적용되고 대통령은 예외인가요? 단지 대통령이라서 재임중 형사소추를 받지 않는 것 뿐이지 형의 적용은 같습니다. 여기서 대통령입장에서 생각해봐라고 하는데.... 국민들 입장은 생각안합니까?
우리나라가 대통령의 나라인가요? 국민의 나라가 아니고? 어떻게 국민들 입장에서 생각해 보라는 말이 아니라 대통령입장에서 생각해 보라는 말부터가 나오는지요? 박 대통령의 친척이라도 되십니까?
더구나 대국민 사과라고 2차에 걸친 담화문을 보면서 어이가 없었습니다.
자기변명과 합리화에 자기연민만 가득하지 진솔한 사과인지 모르겠습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진솔한 사과’인 척 하기는 하셨더군요.
국민의 도리가 뭔가요? 대통령이 뭔가 주문하면 다 무한정 받아주는 것이 국민의 도리입니까? 묵묵히 일하고 세금이나 내라면 내주고, 측근 비리든 뭐든 모르는체 해주는 것이 국민의 도리입니까? 그럼 그간 국민들이 무얼 잘못해왔으며 무슨 도리를 못했는지요? 궁금합니다.
그럼 대통령의 도리는 뭡니까? 도리도 안하는 대통령은 어찌 단죄하여야 하나요? 국민들은 박근혜씨를 믿었습니다. 솔직한 것 같다고 여겼고, 준비된 대통령이라고 여겼습니다.그런데 결과는 최순실, 우병우 일당의 국정농단과 부정부패였죠.이건 국민들에 대한 배신행위가 아닌가요?
부정부패도 ‘남들이 하는데 나도 좀 하면 어때?’ 이런 말로 용인되면 부정부패방지법은 없애야지요. 안그렇습니까? 그렇게 너도나도 부정부패에 둔감하면 나라꼴이 뭐가 되나요? 파키스탄 수준의 나라가 질문자분이 지향하는 미래 한국의 모습입니까?
국민들보고 대담하게 도리를 못한다는 둥, 바보라는 둥, 수준이 낮다는 둥 하는 게 아마도 대통령과 그 측근들의 마인드겠지요. 그러니 안내려오고 저렇게 버티고 있고 말입니다.
이미 국민들은 박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인정못한다고 심리상으로는 사실상 탄핵을 한 상태입니다. 이 이상 더 끌고 가봐야 무리인데 뭘 노리는지 알 수 없지만 질문자분같은 지지자들이 있으니 기운을 얻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 모르지요. 지능형 안티인지.
우리나라가 마음에 안들면 성인되기 전에 떠나도 됩니다. 그 누구도 질문자분의 발목을 잡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땅에 거주할 것이고 국민으로 살아갈 거라면 최소한 남들은 어떠한 생각들을 하는지 자세히 알아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뭐가 문제인지 교육받은 사람이라면 생각좀 해 보시기 바랍니다. 좀 솔직해 지십시오. 본인은 솔직하지도 않으면서 국민들 수준 운운하면 안됩니다.국민들이 왜 대통령 매도하는지 궁금하면 아래 기사도 한 예시입니다. 짜증나죠.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611281182g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이며 국가의 주인은 헌법에 명시되어 있듯이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입니다. 대통령보다 국민이 먼저입니다.
96%의 국민들이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 자체에서 이미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을 잃은 것입니다. 국민의 다양한 교육 수준에 따른 정보의 비대칭, 격한 감정으로 인한 비합리적 판단까지 고려한 것이 현대의 민주주의임을 감안해주십시오. 더 많은 얘기를 할 수 있겠지만 이러한 기본적인 내용에서부터 동의하지 못하신다면 현대 민주주의를 부정하신 것이니 대안을 제시하셔야 할 것입니다”
이 역시 한 부분이다.
진실이든 아니든 혼돈속에 놓인 건 분명하다. 중국이 사드 반발로 보복을 해도 일본이 소녀상을 놓고 조롱을 해도 이 역시 피해자는 우리 국민 몫이다. 늘 그랬던 것처럼 부디 책임을 통감하는 그래서 자살이라도 할 수 있는 용기있는 지도자가 진정 필요하다.
[충남일보 한내국 부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