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1가구 2차량 시대, 아파트 주차전쟁
[기고] 1가구 2차량 시대, 아파트 주차전쟁
  • 유태진 순경 대전동부경찰서 가양지구대
  • 승인 2017.02.01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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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서울 도봉구 쌍문동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3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치는 인명 피해가 일어났다.
좀 더 빨리 불길을 사로잡을 수 없었던 이유는 소방차가 현장에 접근하지 못한, 아파트 이중 주차 때문이었다.

아파트의 주차 대란은 길거리 불법 주차는 물론, 아파트 이중 주차,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위반 주차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주·정차 차량 등의 운전자 시야를 방해하는 요소로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방심하기 쉬워 사고 위험을 유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맞벌이 가구의 증가로 1가구당 차량대수가 2대 이상 늘고 있는 요즘, 밤 9시만 되어도 아파트 주차장은 이미 주차된 차들로 빼곡하다. 이로 인해 주차할 곳이 없어 차를 회사에 놓고 퇴근하거나, 인근 도로가에 불법 주차를 하는 웃지 못 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차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계속 되는 아파트 주차난은 시대를 따라오지 못하는 법령 때문에 생기고 있다.

현재, 아파트 내 주차장 설치 면수는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결정된다. 이 법을 보면 전용면적 85㎡(약 34평)의 아파트 세대를 기준으로 85로 나눈 수를 주차 면으로 제공한다.
예컨대 전용면적 85㎡의 집을 가지고 있으면 아파트 주차장 1면이 주어진다는 뜻이다. 1994년에 개정된 법령이 아직까지 사용됨으로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 이에 아파트들마다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이 강구되고 있다.

서울남부지법은 양천구 목동9단지 주민들에게 평일 야간과 주말·공휴일에 법원 주차장 일부를 개방하는 모습이나 양산신도시 내 양주동 현대아파트 주차장을 양주동 주민센터 이용자를 위해 개방하는 등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도움을 주고 있다.
처음에는 내켜 하지 않는 주민들도 주차장을 개방하는 작은 배려로 많은 이웃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운전하며 가장 난감한 상황은 주차 공간이 없을 때일 것이다.

현실에 맞는 법 개정과 더불어 사는 공간을 작은 양보의 미덕으로 주차전쟁이 하루빨리 해결되기를 바란다.

 

[유태진 순경 대전동부경찰서 가양지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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