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청소년의 건강한 언어문화 조성, 우리가 앞장서야
[기고] 청소년의 건강한 언어문화 조성, 우리가 앞장서야
  • 김광호 경위 대전둔산경찰서 청문감사관실
  • 승인 2017.02.12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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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학생들은 비속어와 은어를 일상 언어처럼 사용한다.
우리나라 학생들 3명 중 2명이 대화의 절반 이상을 은어(隱語)와 비속어(욕)를 사용하고 있다는 한국교총의 지난해 한글날을 앞두고 조사한 결과를 통해서도 학생들의 언어생활 습관은 너무도 충격적이다.

초·중·고 학생들은 특히 말을 할 때마다 ‘개, 짱, 처’ 등 저속한 부사나 감탄사를 사용하며, 또한 ‘헐, 쩐다, 대박, 빡쳐, 쏠까말(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열라, 프사(카카오톡 등 프로필 사진), 패드립(가족을 욕해 친구를 괴롭힘), 땡콜(수업이 끝났으니 이제 그만하자), 미광날쌤(미치광이처럼 열정적으로 날아다니며 지도하는 선생님), 관종(관심받고 싶어하는 종자), 야리(담배), 까비(아깝다), 졸못(아주 못생긴 애) 등 자신들만의 비속어와 은어를 사용하고 있다.

학생들이 쓰는 이런 말 때문에 학교 선생님들도 당황하고 뜻을 몰라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고 하며, 올바른 언어를 사용하라고 학생들을 지도해도 겉으로는 수긍하지만 다시 학생들끼리 모이면 이러한 은어, 비속어 사용은 유행처럼 번져 습관을 넘어 문화풍토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또 부모들도 자기 아이가 어떤 언어를 사용하더라도 간섭하면 요즘 세대를 모르는 사람으로 취급당하며 결국 싸움으로 번지는 세상이 되고야 말았다.
학생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언어에 따라 행동하며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다. 마치 범죄를 모르고 범행을 저지르는 것과 같다.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가에 따라서 두뇌는 영향을 받아 반응하며, 언어는 단순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것만이 아니라 모든 행동을 지시한다.

심지어 언어는 습관을 만드는데 결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뇌는 태어날 때 2/3가 만들어져 3살까지 나머지 1/3이 형성된다고 한다.
유아기에 사용하는 언어는 평생 동안 사용하는 언어가 되며 뇌는 18세까지 발달한다. 뇌 발달시기에 사용하는 언어가 평생의 사고력과 습관을 결정하게 된다.
유행어와 비속어는 다르다.

유행어는 재미로 기억하여 시간이 흐르면서 지워지지만 비속어는 강한 메시지를 남기기 때문에 영원히 기억되고 평생 동안 사용하는 언어가 될 수 있다.
은어와 비속어의 남발은 학교교육을 파괴하고 청소년의 뇌를 마비시키고 꿈조차 깨트리고 있다.
이제는 모든 어른들이 아이들의 건강한 언어문화 조성을 위해 깊이 고민해야 할 때이다.

[김광호 경위 대전둔산경찰서 청문감사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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