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헌재 심판 후 국민 분열은 없어야 한다
[사설] 헌재 심판 후 국민 분열은 없어야 한다
  • 충남일보
  • 승인 2017.02.20 17: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24일 헌재의 변론종결을 앞두고 박 대통령의 헌재 출석과 최후 진술 날짜가 이뤄질 지 세간의 높은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지금까지 진행된 검찰 수사, 국회 국정조사, 특검 수사를 보면 아직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상당수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가운데 야권은 탄핵결정이 마치 기정사실이라도 된 양 조기 대선에 열을  올리고 있다.

언론도 대권 행보에 연일 장식하고 광장과 거리엔 태극기 물결과 촛불의 열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탄핵으로 마음이 상한 국민들은 이런 흐름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우려된다.
선거는 개표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사실 한국 선거에서는 대부분 여야가 박빙의 대결을 벌여왔다. 게다가 이번 처럼 뚜렷한 보수 후보가 없는 현실이 문제가 있어 평탄치 않을 것 같다.

그런 점에서 10년 전처럼 너무 일방적으로 한 쪽이 무너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최순실 사태로 지금 당장 선거는 불리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내던져 버리고 바닥을 보이면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래를 염두에 두고 준비를 해야 한다. 보수가 무너지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최순실 사태다. 그런 점에서 최순실 사태에 대한 반성과 결별없이 정상적인 선거를 치른다는 것은 힘들 것이다.

헌재가 “3월 13일 전에 탄핵을 결정이 해야 한다”고 내 놓긴 했다. 물론 고민 끝에 결론을 내린 것일 수 있다. 이 결정이 대한민국을 정상 국가로 되살아 나게 할지 무정부 상태로 전락하게 할지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어 불안하다.

광화문과 시청앞 광장에서 따로 따로 열리고 있는 촛불과 태극기집회를 보면 내전 상태가 아니고 뭔가? 태극기집회와 촛불행렬에 참야하고 있는 사람들만 보이지는 않는다.
숫자가 날로 늘고 목소리도 갈수록 커지는 것에만 만족해서는 안 된다. 촛불집회와 태극기 물결에 직접 나오지는 않았어도 방 안에 있는 사람들의 가슴 속에는 태극기 물결과 촛불이 켜져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현장에 몰려든 국민들 대다수는 국가를 눈으로 보면서 시대정신의 흐름을 막으려는 몸부림일지도 모른다. 탄핵의 결정으로 불행을 넘어 나라가 반쪽으로 갈라지는 대파국은 맞아서는 안 될 일이다.

지금 촛불 세력은 대통령의 구속을, 태극기 세력은 야당에 복수를 외치며 전쟁을 개시할 태세다. 극단적 정쟁에 온 국민의 등골이 휘고 나라는 나락으로 추락한다면 되겠는가?
그것이 진정 탄핵이 원하는 결과이지는 않을 것이다. 국정 농단을 떠나 국민의 분열은 없어야 한다. 대통령이 탄핵을 당해 청와대에서 쫓겨나고 수갑 찬 죄수복 차림으로 법정에 선다면 비수에 찔린 듯한 아픔  속에 야당에 대한 적개심을 더욱 똘똘 뭉칠지도 모른다.

그런 판국에 야당이 설사 집권한들 무엇하겠는가?[충남일보 충남일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