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주 칼럼] 혁신은 묻고 듣는데서 출발한다
[양형주 칼럼] 혁신은 묻고 듣는데서 출발한다
  • 양형주 목사 대전 도안교회
  • 승인 2017.02.26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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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영화사 중에 가장 혁신적인 스튜디오로 꼽히는 이매진 엔터테인먼트는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창의적으로 만든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여기서 만든 영화를 몇 가지만 봐도 알 수 있다.

오스카상을 받은 <뷰티풀 마인드>, 짐 캐리가 주연한 <라이어 라이어>, 우주탐사 여행을 그린 <아폴로 13>, 다빈치 코드로 유명한 댄 브라운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인페르노>, 고래와의 사투를 그린 <하트 오브 더 시>(The Heart of the Sea)와 같은 영화를 비롯해서 한 때 우리나라에 열혈 매니아층을 확보했던 <24시> 드라마 시리즈 등을 제작했다.

이 회사를 이끌고 있는 리더는 브라이언 그레이저 회장이다. 지금까지 그가 주도하여 만든 영화로 벌어들인 매출이 40억 98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4조7300억이다.
이렇게 다양한 분야의 영화를 제작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여기에는 그레이저 회장이 어릴 때 경험했던 삶의 고난이 큰 자양분이 됐다.
그레이져 회장은 어릴 때 글을 읽지 못하는 난독증이 있었다 10살이 됐는데도 책을 읽지 못해서 성적표를 수많은 F로 채웠다.

그런데 그레이져는 호기심 천국이었다. 글은 읽지 못하지만 궁금한 것은 많았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는 주변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묻고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묻고 듣는 것이 그의 삶의 토대를 마련한 중요한 초석이었던 것이다.
묻는다는 것이 무엇인가? 내가 살아가는 삶의 자원이 내 안의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듣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삶의 자원을 외부로부터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스스로의 자원으로는 한계가 있는 존재이고, 더 풍성한 외부의 자원을 받아들여야 더욱 풍성한 삶을 누릴 수 있다.
좁은 한계를 벗어나 풍성한 위로부터 주어지는 삶의 자원, 이것을 은혜(grace)라고 한다.
이렇게 볼 때 자신의 삶에 은혜가 필요하고, 은혜로 살아가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나오는 것이 바로 묻고 듣는 태도다. 이 묻고 듣는 것은 우리가 은혜의 삶을 유지하는데 있어서 필수적인 방식이다.

묻기와 듣기를 거부하고 자기만의 고집스런 방식을 고수할 때 혁신은 멈춘다. 한 때 혁신적인 조직이었어도 묻고 듣기를 멈출 때 조직의 혁신은 사라진다.
더 이상의 융합이 일어나지 않는다. 융합은 외부의 자원을 내부의 자원과 결합시킬 때 일어나기 때문이다.

융합이 멈추면 조직에서는 순혈주의가 일어난다. 외부의 것은 무조건 배제시키는 병폐와 불합리성이 만연하게 된다. 그리고 여기서 묻고 듣는 조직의 문화는 사라진다.
오늘날 무한경쟁사회에서 조직의 창의적 혁신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다. 우리 조직은 묻고 듣는 것에 얼마나 열정을 갖고 있는가? 혹시 묻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는 아닌가? 나는 얼마나 자주 묻는가? 또 듣는 자리로 얼마나 자주 나아가는가? 기억하라. 혁신은 묻고 듣는데서 출발한다.[양형주 목사 대전 도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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