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배 칼럼] 곳간이 차야 인심이 후해진다는데
[김원배 칼럼] 곳간이 차야 인심이 후해진다는데
  • 김원배 목원대학교 전 총장
  • 승인 2017.03.06 17:1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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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가 어려울수록 사람들은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생각보다는 혼자서 잘 살아보자는 생각들을 하게 된다.
여유가 있을 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던 일들이 여유가 없어 살기가 각박할 때는 다툼으로 발전하며 심지어는 가족들 간 또는 이웃들 간, 국가들 간에 무력분쟁이나 법률분쟁과 같은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그래서 옛날부터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우리속담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지금 주변에서 살림살이가 어렵다고들 한다. 살림살이가 어렵다보니 소비지출이 줄어들고 소비지출이 줄어드니 경기가 좋지 않고 경기가 좋지 않으니 소득수준이 떨어져 가정마다 곳간이 채워지지 않고 텅텅 비워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회 곳곳에서 크고 작은 사건들이 줄을 잇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말 기준 한국의 가계부채는 1344조3000억 원이다. 이는 국민 1인당 2613만 원의 부채를 지고 있다는 것이다. 가정마다 곳간이 채워지기는 채워졌는데 은행에서 빚을 얻어 쌀도 사고 콩도 사서 채웠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이렇게 채워지는 곳간은 보기에는 좋아도 채워진 곳간이 비워지면 또다시 남의 돈을 빌려 채워야 하니 갚아야 할 이자의 규모가 커지기 때문에 결국은 가정이 무너지고 가족들 간의 우애도 깨어지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야기되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대출을 받았으면서, 신용등급이 7~10등급인 저 신용자이거나 소득 하위 30%인 저소득층을 취약계층으로 분류한다. 2016년 9월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에 취약계층에 속한 사람은 모두 146만 명이나 된다 하며 이들이 빌린 돈만 78조6000억 원이라 한다.
뿐만 아니라 모아둔 돈보다 빌린 돈이 많고, 소득의 40% 이상을 빚 갚는 데 쓰는 이른바 ‘한계가구’의 수도 크게 늘어나 빚에 허덕이는 ‘한계가구’가 2016년 말 기준으로 180만 가구를 돌파했다고 한다.
한계가구는 2015년에는 전년대비 2만 가구 정도 늘었지만, 2016년에는 저금리 기조에 가계부채가 124조원 증가하면서, 한계가구도 전년대비 23만 가구나 증가하였다 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부채구조를 보면 젊은 층이 더 큰 문제이다. 학자금대출로 사회에 나오기 전에 빚을 지고 있었던 20대가, 사회진출을 하면서 30대가 되어 무리하게 은행대출을 받아 집을 사면서 2014년 12%였던 30대 한계가구 비중은 2016년에 18%로 증가하였다 한다.
살림살이가 이렇다 보니 사람들의 생각도 거칠어 지고 남의 일에 신경을 쓰면서 남의 일에 쉬 뛰어들어 다투는 일이 많아지면서 인정이 메마른 사회로 바뀌고 있다. 곳간이 차지 않으니 인심이 사나워 진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곳간이 차야 인심이 난다는 우리의 속담과 반대되는 현상이 나타나 화재다.(다움뉴스, 경향신문 2016. 10.26)
2016년 10월 25일(현지시간) 영국 자선지원재단(CAF)이 발표한 ‘2016년 세계기부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인심이 후한 나라는 아시아의 빈국인 미얀마라 한다. CAF는 각국에서 1000여 명을 뽑아 기부를 하거나 낯선 사람을 도와준 적이 있는지, 자원봉사는 얼마나 하는지 질문해 기부지수를 산출했다.
미얀마의 종합 기부지수는 70%로 조사 대상 140개국 중 1위다. 91%가 기부 경험이 있다고 했다. 미얀마는 2014년 이후 3년 연속으로 세계에서 가장 베풀기 좋아하는 나라로 선정됐다.
미얀마의 경우를 보면 인심이 곳간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나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어렵더라도 느긋하면서 여유롭게 생각하고 이웃을 배려할 수 있는 정신, 그런 정신이 있다면 곳간이 비어 있더라도 우리사회는 보다 안정적이고 인정이 넘치는 사회가 될 것이다.
만물이 소생하는 3월, 봄의 문턱에서 우리 모두 어렵더라도 움트는 새싹을 바라보면서 현실에 너무 민감하지 말고 여유로움을 갖는 삶의 지혜를 가졌으면 한다.[충남일보 김원배 목원대학교 전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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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ee 2017-03-08 12:27:40
참 휴흉한 시개의 시계에 여러면을 고려하여 시국의 흐름이 이렇게 되ㅐ에요 !.. 왜???
갑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