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내국 칼럼] 리스크 매니지먼트가 없다
[한내국 칼럼] 리스크 매니지먼트가 없다
  • 한내국 편집국 부국장
  • 승인 2017.03.0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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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대형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정해진 대응메뉴얼이 없어 국가혼란이 반복적으로 방조되고 잇어 이를 관리할 통합메뉴얼이 정비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른바 리스크 메니지먼트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뜻이다.
대형사고는 비단 건축물 붕괴나 세월호 참사같은 선박침몰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 탄핵정국에 휘말린 한국내 극심한 이념갈등과 정치정략적 이용의 기회가 존재하는 한 이 역시 대형사고와 다르지 않다.

세월호 침몰에 대한 대통령의 책임을 묻는 국민들은 ‘을지훈련때도 지하벙커에서 대응훈련을 실시하는데 수백명의 학생이 물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화급한 상황에서 유일한 선택권을 가진 대통령의 역할이 없었다’는 점을 문제삼고 있다.
대통령의 재가없는 어떠한 결정도 선뜻 내릴 수 없는 상황의 재난이라면 이는 앞으로도 큰 문제다.

메르스라는 감염병이 국내 유입됐을때도 그랬고 해마다 발생해 온 조류독감(AI)으로 단기간에 3000만 마리 이상의 가금류를 그것도 짧은 시간에 잃어야 했던 경우도 그렇다.잦은 지진발생으로 더 이상 한반도가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닌 이상 메뉴얼의 부재가 신종 또는 변형감염병의 급습 등 재난에 대처하는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또 다른 문제는 대통령 탄핵결정이 임박하면서 대통령선거를 할 거라고 나서는 대선주자들의 시각이다. 대선주자로 나선 후보들마다 자신의 주장만 있지 흩어진 민심을 다잡을 대안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당장 탄핵이 인용되지 않을 경우도 그러려니와 혹여 인용되면서 60일 내 대선을 치뤄야 하는 상황에서 당장의 찬반으로 갈린 양측의 갈등구조를 풀어야 한다는 절박함은 매우 커진 상태다. 하지만 누구 하나 대선주자들의 명쾌한 해법제시가 없다. 큰 일이다.
저마다 ‘갈등봉합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문제해소를 주장하지만 ‘누구하나 이렇게 하겠다’는 답은 없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탄핵인용 여부를 예로 들어 고작 ‘여론조사가 이러하니 갈등봉합도 가능치 않겠느냐’가 전부다.

사기史記 위세가魏世家에는 위나라 문후文侯가 재상 임명을 위해 이극(李克)에게 자문을 요청하면서 나눈 대화가 기록되어 있다.
위문후는 이극에게 말하길 “선생께서 과인에게 말씀하시길 집안이 가난하면 어진 아내를 그리게 되고,나라가 혼란하면 훌륭한 재상을 그리게 된다(家貧思良妻, 國亂思良相)고 하셨습니다. 제 동생인 성자(成子)와 적황(翟璜)중 어떤 이가 적합합니까?”라고 하였다.
이에 이극은 문후에게 다음과 같은 다섯가지 사항을 진언한다.
평소에 지낼 때는 그의 가까운 사람을 살피고,부귀할 때에는 그와 왕래가 있는 사람을 살피고 관직에 있을 때에는 그가 천거한 사람을 살피고,곤궁할 때에는 그가 하지 않는 일을 살피고, 어려울 때에는 그가 취하지 않는 것을 살피십시오.
위나라 재상이 된 사람은 바로 성자(成子)였다.

비록 문후의 동생이었지만 그는 자신의 소득 중 10%만을 생활에 쓰고, 나머지 90%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사용하였다. 어진 아내로서의 역할을 하였고 어진 재상으로서도 적임자였던 것이다.
가빈사양처(家貧思良妻)나국나사양상(國亂思良相) 이라는 말은 모두 어려운 시기에는 유능하고 어진 인재가 필요하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재상 한 명을 고를때도 어진 군주는 이렇듯 신중했다 하니 하물며 국가지도자를 선택함에 있어서 그 중요함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있을까.

안팎의 고통과 압박이 거세지는 지금 국민들은 이 어려운 난국들을 풀어낼 수 있는 지도자를 절실히 찾고 있다.
이제 지도자를 자임하는 사람들은 국민안위와 생계를 책임질 수 있는 신념에 의한 비전을 내놓아야 한다.
임시방편이거나 진정성이 없는 상투적인 관행을 벗어나 진정으로 국민에게 필요한 통합책을 제시하기 바란다.[충남일보 한내국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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