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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포퓰리즘 공약, 유권자들이 몰아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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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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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퓰리즘은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손님이다. 유권자들이 좋아할 선물 보따리를 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물에는 돈이 들어간다. 유권자들도 당장 뭘 준다고 하니 혜택을 볼 기대감에 표를 몰아주기도 한다.
이럴 경우 돈을 주고 표를 사는 매표 거래가 이뤄지는 셈이다. 이번 대선도 예외가 아니다. 오히려 대통령 탄핵 이후 대선이 급속히 앞당겨지면서 표퓰리즘이 더욱 극성을 부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일부 후보는 급조 출마를 하다 보니 공약조차 구비하지 못한 채 대선 무대에 오르고 있어, 갈수록 포퓰리즘 의존증이 심각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후보마다 저수지 물을 끌어다 논에 대듯 공약을 퍼부으니 가히 공약 홍수를 이룰 지경이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가계부채 해법의 하나로 부실채권 22조6000억 원의 채무를 전액 면제하겠다고 공약했다. 203만 명이 혜택을 볼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전체 가계부채의 1.7%에 불과해 실효성이 정확하지 않은 데다, 성실히 빚을 갚고 있는 채무자들에게 박탈감을 안겨주는 등 모럴 해저드가 우려된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10년 동안 일한 국민에게 1년간 유급휴가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장기간 쉴 수 있도록 하겠다는데 환영 못 할 이유가 없지만 연·월차 휴가도 못 가는 직장인이 수두룩한 현실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중·소사업장의 경우 장기 휴가를 회피하려다 해고 사태가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된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연 100만 원 기본소득 지급과 30만 원의 토지배당을 내걸고 있고,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중소기업 취업자 임금을 대기업의 80% 수준까지 한시적으로 보장해 주겠다고 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국민연금 최저 수급액을 80만 원으로 올리겠다는 안을 내놨다. 한반도를 둘러싼 험악한 안보지형에도 불구하고 대선후보들은 군 복무 1년 단축, 10개월로 단축, 모병제 등을 경쟁적으로 쏟아냈다.
복지는 주기는 쉬워도 한번 주고 나면 회수가 안 되는 하방 경직성이 강하다. 신중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공약은 일단 내놓으면 100% 이행은 못 하더라도 시늉은 해야 한다. 더욱이 대선처럼 전 국민을 상대로 하는 공약은 대부분 막대한 재정이 소요되는 것들이다.

자칫 하다가는 국가 재정에 큰 부담이 되고, 두고두고 골머리를 앓기 쉽다. 국가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 우리나라 국가 채무는 640조 원으로 최근 10년간 배 이상 늘어날 정도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채무 누적에 대한 경고음이 울리는데도 뚜렷한 재원 대책 없이 쓰는 데만 집중하는 것은 대선후보로서 합당한 처신이 아니다.
유권자들도 공약에 따른 지출이 후보들의 개인 주머니에서 나오는 것이 아님을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 나라 곳간은 한정돼 있는데 빼 쓰는 공약만 하는 후보에 대해선 일단 의심하고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 후유증을 누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후보 공약을 세밀히 따져 묻고 잘못된 공약에 대해선 준엄히 심판하는 유권자만이 헛된 공약을 몰아낼 수 있다.[충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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