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대선주자, 연설 스타일 ‘5人 5色’
韓-대선주자, 연설 스타일 ‘5人 5色’
黨-행사참석, 자기 색깔 드러내 눈길
  • / 김인철·박남주·한내국 기자
  • 승인 2007.03.11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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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박근혜, 손학규, 원희룡, 고진화 5명의 대선주자들은 독특한 개성 만큼이나 대중연설방식도 제 각각이다.
이들은 지난 9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국책자문위원회(당 자문기구)개최 정책세미나에 나란히 참석해 축사하는 자리에서 각자 자기만의 색깔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치러진 당 안팎의 행사에선 이명박, 박근혜, 손학규 등 ‘빅 3’에게 먼저 발언권이 주어지고 상대적으로 열세인 원희룡, 고진화 의원에겐 마이크가 늦게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날 축사순서는 이름의 ‘가나다’ 순으로 진행됐다.
첫 연설에 나선 고 의원은 최근 JSA를 방문했던 사례를 화두로 미국의 대북한정책 변화 등 세계적인 변화의 추세에 한나라당이 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주자간 쟁점이 되고 있는 경선룰과 관련해 “한나라당 전체 당원 300만명과 일반국민 300만명이 참여하는 완전국민경선으로 경선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 의원은 연설 참고자료를 손에 들고 간간이 참고하긴 했으나 과거 운동권 출신답게 우렁찬 목소리로 설득력있는 주장을 펴 ‘당내 이단아’란 평에도 불구하고 선배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두 번째로 연단에 오른 박 전 대표는 준비된 원고에 입각해 차분한 목소리로 연설을 이어갔다.
그는 당의 백전노장들 앞에서 지난 17대 총선 당시 어려웠던 천막당사 시절을 상기시키며 위기의 당을 정상화시키는데 자신이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박 전 대표는 최근 이 전 시장에 대한 검증공세를 의식한 듯 분열은 있을 수 없다고 단합을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연설에서 특별한 기교는 없었으나, 차분함에서 오는 특유의 설득력이 묻어났다.
손 전 경기지사는 연설에서 가장 후한 점수를 받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차분하면서도 정제된, 그러면서 강조점이 분명한 명연설을 했다는 평과 함께 높은 점수를 받았다.
손 전 지사는 당이 중대위기에 처했고, 분당 우려에 몇 명이 탈당할 것이란 걱정도 있으나 위기의 본질은 “다 이겼다는 안일한 자세”라고 일갈했다. 그리고, 과거의 권위주의와 개발시대 냉전논리로 돌아간다면 국민이 한나라당에 나라를 맡기지 않을 것이라고 이 전 시장을 향해 각을 세웠다.
젊은 기수 원 의원 역시 원고없는 즉설 연설을 통해 “경선시기와 방식에 대한 논의를 하루 빨리 끝내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정책경쟁으로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원 의원은 연설이 비교적 간결했으나 특유의 논리정연함이 메시지의 설득력을 드높였다.
마지막으로 단상에 오른 이 전 서울시장은 “가나다순으로 하면 연설순서가 마지막이어서 위원 태반이 자리를 뜨지 않을까 걱정됐다”며 “성(姓)이라도 바꿔야 할 판”이라고 농을 던지며 웃음을 유도했다.
이 전 시장도 평소처럼 원고없이 즉석연설을 이어갔는데 세련된 기교는 아니었지만 안정감에서 오는 설득력이 돋보였다.
여론지지율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그는 당내엔 분열에 대한 걱정이 있는데 절대 그렇게 해선 안된다며 절대 화합을 강조했다.
비교적 간결한 연설이었으나 연설태도와 내용엔 주자들의 처지와 개성이 그대로 드러나 이날 행사는 대선주자들을 비교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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