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눈앞 대선 정쟁보다 비전부터 보여라
[사설] 눈앞 대선 정쟁보다 비전부터 보여라
  • 충남일보
  • 승인 2017.03.23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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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  50일 안으로 들어오면서 각 정당들의 본선레이스가 달아오르고 있다.
각 당마다 후보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경선을 치르고 있어 조만간 대선후보 윤곽이 드러날 것 같다.
하지만 벌써 이번 대선도 별로 기대할 게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선 토론장만 봐도 그렇다. 후보들 간의 막말과 뜬금없는 발언으로 눈총을 받는 일이 허다하고, 설익거나 허황한 공약도 난무하고 있다. 아예 제대로 된 공약이나 정책조차 갖추지 못한 채 뛰어든 후보들도 적지 않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헌정사상 초유의 불행한 사태를 겪고도, 한국 정치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전기로 삼기는 고사하고 구태만 되풀이하고 있으니 실망스러울 따름이다.
후보들에 대한 호감도가 떨어지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안희정 충남지사를 제외한 모든 후보가, 호감보다 비호감 비율이 높았던 것도 유권자의 실망감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대선이 끝나면 누가 대통령이 되든 엄중한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대립, 위기 경고등을 켜고 있는 경제 등 어느 하나 만만한 것이 없다.

촛불과 태극기로 갈라진 국민적 갈등과 분열을 봉합하는 것도 큰 과제다. 이런 내·외부의 파고를 헤쳐갈 대통령감을 찾는 것이 이번 대선의 가장 큰 방점일 것이다.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냉기류 속에 주변 강국들 사이의 한국 소외 분위기가 두드러지는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 국론을 모으지 못하는 우리 내부에도 책임이 없지 않을 것이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출범식에 참석해 공공부문 성과연봉제와 성과평가제의 즉각 폐지, 공무원의 정치참여 등을 약속했다. 민간은 구조개혁의 고통을 감내하라고 하면서 ‘공직 철밥통’은 그대로 두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구조개혁 자체를 포기하겠다는 것인지 알 길이 없다.

공무원 정치참여를 허용하려면 헌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무슨 복안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최근 10%에 육박하는 지지율로 보수진영의 유력후보로 급부상한 홍준표 경남지사의 경우 아직 변변한 공약조차 보이지 않는다. 홍 지사는 대선판에 뛰어들자마자 거친 언사로 여러 번 구설에 올랐다. 후발주자의 노이즈 마케팅이라 할지라도 최소한의 선은 지키는 것이 좋다.
대선이 가열되면 후보들은 눈앞에 표만 보일 정도로 욕심이 앞선다고 한다. 가끔 평상심이 흔들리는 듯한 언행을 하는 것도 이런 심리 기제와 무관치 않다. 이번 대선이라고 해서 별반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달라져야 한다.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감정보다는 냉철한 이성으로 후보들을 꼼꼼히 비교·분석하고, 어느 후보가 이 엄중한 시기에 나라를 끌고 갈 만한 국정운영 능력과 자질, 도덕성 등 후보들의 비전부터 가려보아야 제대로 된 인재에게 나라경영을 맡길 수 있다.[충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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