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중 칼럼] ‘장미大選’의 변수와 관전 포인트
[김강중 칼럼] ‘장미大選’의 변수와 관전 포인트
  • 김강중 선임기자
  • 승인 2017.04.11 17:03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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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마다 치르는 대통령 선거는 흥미롭다. 내달에 치러질 ‘장미대선’은 착잡하고 또한 설레인다.
이제 27일 뒤에는 대통령이 선출된다. 새 인물, 새 정치의 싹이 트이길 희망한다.
각 당 대선주자들이 확정됐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던가. 이번 대선의 관심은 ‘10년 정권 교체설’ 실현의 여부다.
돌아보면 1988년부터 1998년까지 10년간 보수로 지칭되는 노태우, 김영삼 정권이 집권했다. 이후 1998년부터 2008년까지 진보의 김대중, 노무현 정권으로 교체됐다. 변덕스런 표심(票心)은 다시 보수로 달려가 이명박, 박근혜(2008~2017년) 정권에 안겼다. 국민들은 1987년 직선제 이후 30년간 이 처럼 10년 주기로 보·혁(保·革)을 넘나들며 애증했다.

이처럼 정권에 대해 열광하고 식상하는 증세를 보인 것이다. 삼세번의 실수는 결코 허용치 않으며 단호했다.
‘워커’에 신물이 난 국민들은 1992년 대선에서 ‘군부종식’을 택했다.1997년에는 ‘여야 간 수평적 정권교체’를 실현했다. 이내 실망하고 2008년은 보수정권에 ‘변화와 개혁’을 기대했다. 역시나 ‘747 공약(空約)’과 국정농단은 여권으로부터 등을 돌렸다. ‘그들만의 리그’가 부메랑이 된 것이다.
후끈 달아오른 대선 판세는 양강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늘 그랬듯 보수, 진보 프레임으로 이념의 갈등을 조장한 결과다. 특이하다면 적폐로 몰린 보수층이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는 점이다.

반기문, 황교안, 안희정 등 주자들이 낙마하면서 야당의 독무대가 됐다. 야권은 모처럼 양손에 떡을 쥔 형세다. 잇몸이 요즘 벚꽃처럼 만개했다.
‘아노미’에 빠진 보수층이 안철수를 지지하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이들은 ‘변화’의 안철수를 어정쩡 ‘중도 보수’로 만들었다.
국정농단으로 형해화 된 보수가 빚어낸 뜨악한 결과다. ‘호부호형’을 못했던 홍길동이 율도국을 꿈꾸는 심정이 이럴 듯싶다. 어쩌면 균형을 깨야 더 큰 균형을 잡을 수 있다는 절박함으로 안철수를 지지하는 것은 아닐까. 탐욕의 열차에서 내리기를 꺼리는 자유한국당, 바른 정당은 ‘도토리 키 재기’로 아웅다웅이다.
그런 사이 촛불과 맞불은 다자구도에서 단박에 반반(半半)의 양강구도로 압축시켜 놓았다. 게임에서 실수하면 패배하듯 약점의 변수가 판세를 가를 것이다.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는 따 놓은 당상(堂上)이라 여기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일까. 인신공격의 네거티브 선거전은 가히 혈전이다.
두 진영 공히 메시지를 뒤덮기는 부족한 듯 메신저를 공격하는 테크닉을 구사하고 있다.
박빙의 흐름이라서 이전투구는 점입가경이다. 나락에 빠진 국가의 비전과 고뇌에 찬 철학을 찾기는 어렵다. 그저 상대 헐뜯기에 여념이 없다.
상대의 부인이나 자식의 흠결을 들먹이며 매도하는 구태는 볼썽이 사나울 정도다.
대신 우리의 현안인 양극화, 청년 일자리, 가계 부채, 세대 및 남북 화해 등 시대정신을 찾기는 어렵다. 겨우내 외쳤던 수평의 공리사회에 대한 담론도 부답이다.

새로운 가치를 열망하며 감내했던 ‘2017 광화문’을 잊은 건 아닐까. 그렇다. 표범의 무늬는 바뀌지 않는다고 했다. 구국의 대통령을 자처하면서 돈과 국회의원직을 버리지 못하는 그들이다. 그들에게 이런 기대를 갖는 건 언감생심이 아닐까. 따져 보면 늘 그랬다. 기득권의 적당주의, 기회주의가 득세했다. 그래서 진정한 보수, 진보가 없다해도 무방하다.
여야 모두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패거리의 구호만 요란했다. 보수니 진보니하는 허울로 국민을 기만해 온 것이다. 이들의 적폐가 오늘날 참담한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사실과 진실을 구분 못하고 왜곡하는 언론도 한몫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무엇을 준비하고 결의를 다져야 할까. 그동안 숱한 정치실험은 야합으로 끝났고 실패했다.

문재인 후보의 대세론과 ‘필’받은 안철수 후보는 대연합을 경계해야 한다. 이 또한 이번 선거에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라일락이 필 무렵, 영·호남의 연대가 시작될 것이다. 여기에 충청 표심을 얻을 때 어느 한쪽이 신승(辛勝)할 공산이 크다.
세대와 지역 간의 편차가 어떻게 좁혀지느냐 여부도 관건이다. 막판 공약과 민심이 당락을 좌우할 것이다.
우려되는 건 보수와 연대해 정권을 잡는다 해도 이를 인정치 않으려는 촛불 민심이다. 선거 국면에 따라 촛불이나 맞불이나 양강구도를 흔들려 할 것이다. 시민단체, 교수, 학생들이 지지선언을 하면 중도 층이 따라 움직이는 개연성도 변수다.

단연 대선 판을 흔들 상황이라면 무엇일까. 그것은 한반도 전쟁 분위기 고조다. 시리아에 이어 북한에 대한 폭격 날짜까지 SNS에서 나돌고 있어 더욱 그러하다.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를 놓고 저울질이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는 약화된 정치적 기반을 위해 ‘성동격서’의 수(手)를 두고 있다.
자국민 시선을 외부로 돌리고 재고 무기와 경제난도 해소하는 일거삼득의 노림수다. 여기에 일본도 장기불황 해소와 군사대국 이해가 맞아 떨어지면서 맞장구를 치고 있다.
중국도 남한의 사드 감정과 유사시 북한의 분할통치도 예상할 수 있다. 미국이 경제보복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도 가정할 수 있다.
우리 주변의 열강들은 대통령 부재를 틈타 멋대로 삼키겠다고 이리처럼 달려들고 있다. 혼돈의 격변기에는 카스라·태프트 밀약, 애치슨라인 등 미국의 장난으로 한반도는 신음했다.

이제 의심에 찬 눈으로 이번 선거를 지켜보고 손가락을 장에 지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화려한 컬러 뒤에 감춰진 실루엣은 한 번으로 족하다.[충남일보 김강중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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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지락 2017-05-11 18:14:36
냉철한 분석
알아도 손꾸락이 삐뚤어 졌습니다

헹복을 주는 사람 2017-04-13 19:43:11
애독자입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향기 2017-04-12 15:36:19
칼럼잘읽었어요~나라사랑하는맘이가득하군요...걱정입니다..누가대통령이되어야하는지...ㅠ_ㅠ 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