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소비심리 억누르는 불확실성부터 줄이자
[사설] 소비심리 억누르는 불확실성부터 줄이자
  • 충남일보
  • 승인 2017.04.19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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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기관들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8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올렸다. 작년 12월 전망치 2.4%를 4개월여 만에 0.2% 포인트 올린 것이다. 보수적인 한국은행도 13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1월보다 0.1% 포인트 올려 잡았다.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올린 것은 3년 만에 처음이다. 이들 기관의 성장률 전망치 상향 조정에는 당초 예상보다 빠른 수출과 투자 회복세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소비 회복세가 아직 더디고 미국 및 중국발 변수와 북한 리스크 등 대내외 악재도 많아 우리 경제가 회복기에 들어섰다고 말하기는 시기상조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침체를 겪어왔던 세계 경제가 살아나면서 국내 수출은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왔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반도체, 석유화학 등 주력 품목의 수출이 활기를 띠면서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한은은 올해 상품수출 증가율 전망치를 당초의 2.4%에서 3.3%로 올려 잡았다.

수출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투자도 덩달아 살아나고 있다. 지난해 마이너스였던 설비투자 증가율이 올해는 6.3%로 껑충 뛸 전망이다. 반도체의 ‘슈퍼호황’에 힘입어 정보기술(IT)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설비투자 계획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이런 설비투자는 해당 업종의 특성상 일회성에 그치지 않아 향후 2∼3년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경제가 침체기를 벗어나 본격적으로 회복하려면 성장의 다른 한 축인 소비가 살아나야 한다.
그런데 아쉽게도 소비가 살아날 조짐은 뚜렷하지 않다. 대통령 탄핵 이후 대선 등 정치일정이 확정되면서 소비심리가 다소 개선됐으나 실제 소비 증가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이번에 KDI는 올해 국내 총소비 증가율을 2.2%로 전망했다. 지난해 말의 2.3%에서 오히려 0.1%포인트 낮춘 것이다.
정규철 KDI 연구원은 “수출과 투자 전반이 올라오는 모습이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올렸지만 경기가 치고 올라가는 모멘텀은 아닌 것 같다”며 섣부른 기대감을 경계했다.
본격적인 경기 회복세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갑자기 급락할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점은 일단 긍정적이다.
부진한 소비 말고도 경제회복의 걸림돌은 또 있다.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와 금리 인상 추세, 중국의 사드 보복, 북핵 등 지정학적 리스크 등도 경기 회복에 악재가 되고 있다. 수출과 설비투자 증가에서 생긴 온기가 이런 불확실성 탓에 밑바닥 경기까지 퍼지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경기가 단기적으로는 분명히 회복세에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이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온 국민이 바라는 경기 회복을 앞당기기 위해 정부는 먼저 불확실성 해소에 힘을 모아야 할 것 같다. 그래야 소비와 투자 심리가 동시에 살아나 본격적인 경제회복의 모멘텀을 찾을 수 있다.[충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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