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학생 행복도 세계 꼴찌 부끄럽지도 않나
[사설] 학생 행복도 세계 꼴찌 부끄럽지도 않나
  • 충남일보
  • 승인 2017.04.23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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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들은 하나같이 공교육 정상화를 통해 사교육을 줄이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대선 후보들은 복잡한 대학입시 제도가 사교육을 부추긴다는 지적에 따라 교육제도의 간소화를 약속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교과전형,학생부 종합전형, 수능 전형 등 3가지로 입시제도를 단순화하는 한편 수시 입학 비중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겠다고 했다. 또 학제 개편을 공약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역시 수능을 자격고사로 전환하고 개편된 학제에 따라 2년의 진로탐색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수능 자격고사를 치르고 학생부와 면접으로 대입을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그밖의 대선 후보들도 논술시험을 폐지하고 대입을 학생부, 면접, 수능 중심으로 치르도록 하고 수능을 추후 자격시험으로 전환하겠다는 공약도 쏟아져 나왔다. 또 정시와 수시로 나뉜 현행 입시제도를 유지하되 서민층 자녀를 중점 지원하겠다는 등 후보마다 조금씩 의견이 갈려지기도 했다.
이런 공교육의 정상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우리나라 학생들의 ‘삶의 만족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 세계 ‘꼴찌’ 수준의 최하위권이여 슬픈 교육 현실을 일깨워 줬다.

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삶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한국 학생은 6.36점으로 OECD 회원국 평균(7.31)에 훨씬 못 미쳤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이같은 원인은 성적의 중압감에 짓눌려 사는 고단한 현실이 마음을 무겁게 했다. 이런 현상은 주당 60시간 넘게 공부하는 학생 수가 OECD 평균치보다 두 배 가까이 학습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사교육도 어린 나이부터 시작했고, 시험이나 성적 스트레스 수준 역시 OECD 평균을 웃돈다. 운동을 하는 학생 비율은 수준도 맨 아래다. 부모와 대화하는 시간도 꼴찌권이다.

반면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업 성취 욕구는 매우 강했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고가 되고 싶다고 답한 학생이 80%(평균 65%)에 달했고 학급에서 가장 잘하고 싶다는 응답자도 82%(평균 59%)로 밝혀졌다.
그러다 보니 결과적으로 삶의 만족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어릴 때부터 입시 경쟁에 내몰려 사교육에 파김치가 되는 학생들을 생각하면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대선 후보들의 공약이 실현된다 해도 학생들이 얼마나 더 행복해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학교 교실이 왜 황폐해지는지, 학생들이 왜 수학을 포기하는지, 공교육 현장의 고민에 대해 어느 후보한테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촉박한 대선 일정에 쫓긴 탓도 이해는 된다.
하지만 대학을 안 가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긍정적 사고와 희망을 심어주는 공약을 거의 찾아볼 수 없어 아쉬웠다. 나라를 경영할 지도자라면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교육 비전을 무엇보다 중시해야 할 것이다.
교육제도 개편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게 비전이 아닐까 싶다. 우리 자녀들이 숨 쉴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 만이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 일 것이다.[충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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