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주 칼럼] 부정적 언어가 주는 치명적 매력
[양형주 칼럼] 부정적 언어가 주는 치명적 매력
  • 양형주 목사 대전 도안교회
  • 승인 2017.04.2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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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대선주자들의 토론회를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았다.
하지만 미래의 국정운영에 대한 비전을 기대했던 많은 이들이 실망했다. 이들의 토론 대부분이 과거에 했던 과실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로 얼룩졌기 때문이다.
선거철만 되면 우리는 유달리 많은 상대방에 대한 비방과 인신공격을 듣는다. 지난 17일 중앙선거관리 위원회에서는 사이버상의 비방, 흑색선전 조치건수가 1만 7081건으로 지난 18대 대선의 전체 조치건수인 4043건의 4배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왜 이렇게 부정적인 막말들이 난무하는 것일까? 그것은 부정적인 언어가 주는 치명적 매력 때문이다. 한 마디로 부정적 언어는 긍정적 언어보다 그 파급력이 강하다. 부정적인 언어는 긍정적인 언어에 비해 그 파급력이 작게는 5배에서 많게는 무려 17배나 강하다.
부부관계 전문가인 가트만(Gottman)은 부부간의 대화를 관찰한 결과 대화에서 부정적인 내용이 자주 등장하면 할수록 이혼할 확률도 비례해서 높아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부부 간의 관계가 만족스럽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대화가 부정적인 대화에 비해 다섯 배는 많아야 된다는 것이다.

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는 긍정적인 사건보다 부정적인 사건이 전파되는 속도가 무려 17배나 빠르다는 것을 실험결과 밝혀냈다. 네거티브 공세 한 번이면 17번이나 긍정적인 광고를 내보냈던 것이 상쇄되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이런 부정적 편향성은 학습효과에 있어서도 적용된다. 사람은 긍정적인 결과보다는 부정적인 결과 즉, 오답이나 틀린 답을 통해 훨씬 더 빨리 배운다.
우리가 이러한 부정성에 빠르고 강력한 영향을 받는 것은 우리 안에 자리 잡은 고유한 성향에 부정적인 편향성이 있기 때문이다.

커뮤케이션 학자 애버릴(Averill)의 실험에 따르면 우리가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들을 살펴보면 부정적인 단어가 긍정적인 단어가 1.5배나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밴 구젠과 프리자(Van Goozen & Frijada)는 유럽과 북미의 실험참가자들에게 생각할 수 있는 감정들을 5분 안에 적어보도록 했다.
각 국가별로 공통적으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들이 드러났는데 슬픔(sadness), 화(anger), 공포(fear), 기쁨(joy) 등이었다. 기쁨 하나를 제외하곤 모두가 부정적 감정들이다. 이렇게 볼 때 우리 안에는 적게는 두 배에서 많게는 세 배까지 많은 부정편향이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부정적인 언어는 결과의 좋고 나쁨을 떠나 상당히 강력한 영향력을 끼침을 알 수 있다. 물론 부정적 언어이기에 그 결과는 치명적인 파괴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정적 파괴력의 결과는 분열, 실망, 분노, 포기, 불신 등이다. 이는 우리에게 중요한 점을 시사한다. 신뢰와 희망의 공동체를 만들고 지켜내는 것 보다 공동체를 깨고 분열시키는 것이 훨씬 쉽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를 신뢰와 희망의 공동체로 만들려면 네거티브에 부화뇌동할 것이 아니라, 신뢰와 희망의 언어로 공동체를 함께 지켜낼 수 있어야 한다. 사회 곳곳이 분열되고 불신의 늪이 점차 깊고 넓어진다. 이것을 또 다른 네거티브로 분열시켜선 안 된다.
지금부터라도 회복시키려면 네거티브를 훨씬 압도하는 긍정적인 언어와 미래의 희망을 줄기차게 노래할 수 있어야 한다.
나에겐 부를 노래가 있는가? 부정을 압도하는 긍정의 언어가 준비되어 있는가?[양형주 목사 대전 도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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