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통 신호등 많은 우리나라 체계 개선해야
[사설] 교통 신호등 많은 우리나라 체계 개선해야
  • 충남일보
  • 승인 2017.05.2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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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의 흐름을 규제하기 위해 빨강·노랑·파랑색의 3색으로 제작된 신호기를 교통 신호등이라 말한다. 교통신호기는 일제 강점기에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당시에는 둥근 신호등이 아니라 기차역 플랫폼 입구에서 볼수 있는 날개식 신호기 였다.
처음에는 서울의 중심지 3곳에 설치되어 교통경찰관이 신호등을 조작했고 밤에는 사용하지 않았다. 광복 후 3색 전기 신호기가 나타나 도심에 하나 둘씩 교통신호기 자리잡기 시작했다.

현재는 자동차의 급격한 증가와 함께 센터시스템을 갖춘 현대식 온라인 신호시스템으로 바꿔졌다. 온라인 신호시스템은 교통정체 해소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고 최근에는 녹색 신호에서 화살표가 들어간 좌회전용 신호까지 따로 만들어 4색등이 도입됐다.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승용차를 렌트했을 때 무엇보다 교통 신호등이 너무 많아 난감해 했다. 미국의 중간 도시인 플로리다주 탤러해시에서 매일 플로리다 주립대로 출, 퇴근한 한국의 모 대학교수는 도시 중심가 2㎞를 통과하는데 많은 교차로가 있었지만 신호등은 두 군데 뿐이였다.

러시아워로 차가 몰리는데도 서로 뒤엉켜 혼잡스러운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교차로에선 먼저 도착한 차가 ‘일단정지’한 뒤 빠져나가고 그 다음 순서의 차량이 하나씩 질서있게 운행됐다. 이런 규칙을 몰라 쩔쩔매는 운전자는 연수간 교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다르다. 경우에 따라 1㎞ 도로에 신호등이 5개가 있는 곳도 있다. 그래서 200m마다 한 번꼴로 신호등을 지켜봐야 한다.
심지어는 왕복 2차로의 골목도로에도 신호등이 도심지역 처럼 설치된 곳도 많다. 이런 좁은 길에도 새로운 교차로가 생기면 신호등이 달릴 것이 분명하다.

동네만이 아니다. 운전자는 교통신호등만 지키면 될 정도가 됐다.나머지 교통법규는 무시되고 횡단보도에서 먼저 도착한 차가 우선순위로 정차하는 것이 최소한의 규범이 됐다.
남을 배려하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이 교통신호체계다. 때문에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이런 규칙의 계도는 게을리하고 돈이 들어가는 교통신호등만 세우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캐나다는 200m마다 아이스하키 링크가 있고 미국에도 200m마다 ‘일단정지’ 표시가 있는데 한국은 200m마다 교통신호등이 설치됐다.

베트남 호치민이나 타이완 타이페이에서는 신호가 바뀌면 거대한 파도처럼 출발하는 오토바이들을 볼 수 있다. 코펜하겐은 교통신호기에 맞춰 오토바이 대신 자전거 물결이 이색적이다.
자전거는 운동이나 취미가 아니라 어엿한 교통수단으로 인기가 높다. 우리나라도 자전거 이용률이 이 정도로 높아진다면 심각한 교통 체증이나 도심의 대기오염 문제도 크게 개선될 것 같다.
교통 체증 해소를 위해 엄청난 예산을 들여 해마다 자동차 도로를 확장하고 교통신호등을 설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코펜하겐을 벤치마킹하는 것도 훨씬 효과적인 방법일지도 모른다.[충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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