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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빗물 새는 수리온 헬기, 자주국방 말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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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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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조2000억 원을 들여 개발한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이 기본적인 비행 안전성조차 갖추지 못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기체 설계 결함, 결빙 상황 엔진 이상 등 심각한 문제점을 방치한 채 무리하게 전력화됐다는 게 감사원 판단이다. 엔진, 기체, 탑재장비 등에 하자가 있는 것은 물론이고 기체 내부로 빗물이 새는 경우도 확인됐다고 한다.

감사원은 수리온 헬기 사업에 대한 두 차례 감사 결과를 토대로 16일 장명진 방사청장과 이상명 한국형 헬기사업단장 등 3명에 대해 업무상 배임 혐의로 대검찰청에 수사 요청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또 수리온의 결빙 운용 능력이 보완될 때까지 전력화를 중단하고,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하라고 방사청에 통보했다.

수리온은 방사청 주관 아래 국방과학연구소(ADD)와 KAI 등이 2006년 개발에 착수한 첫 국산 기동헬기이다. 2012년 6월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아 같은 해 말부터 일선 부대에 배치됐다. 기동형(KUH)과 공격형(KAH)으로 구분하는데 의무 후송, 탐색·구조, 전술 수송, 군수 지원 등을 주로 하지만 필요할 때는 공중강습 임무도 할 수 있다. 당초 수리온은 국산 ‘명품 헬기’로 기대를 모았는데 실제로는 사고뭉치였다.

가깝게는 작년 12월 수리온 4호기가 엔진 결함으로 불시착해 194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그 전에도 5차례의 전방유리(윈드실드) 파손, 동체 프레임(뼈대) 균열 등이 꼬리를 물었다. 방사청은 2015년 수리온이 세 차례나 엔진 이상으로 추락하거나 비상착륙하자 미국 기관에 성능 실험을 의뢰했다.
지난해 3월 나온 결과는, 엔진의 공기 흡입구 등에 허용량 이상의 결빙 현상이 생긴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같은 해 10월 제작사 KAI는 2018년 6월까지 결빙 문제를 보완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했다. 그러자 방사청은 전력 공백을 이유로 내세워 KAI와 1조5600억 원 규모의 3차 양산 계약을 체결했다.

항공 안전에 치명적인 엔진 결빙과 설계상 결함 문제의 해결을 미룬 채 생산부터 하겠다는 KAI의 입장을 수용한 셈이다. 감사원이 업무상 배임 혐의로 수사 의뢰한 이유를 짐작할 만하다.
사실 감사원이 장 청장 등을 검찰에 넘긴 것은 지난달 하순이다. KAI 원가 부풀리기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가 이 사건도 함께 수사 중이라고 한다. 수리온 제작사 KAI는 이중으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르게 됐다.
장 청장 등에 대한 수사의 초점은, 정책 결정의 잘못이 업무상 배임죄를 물을 정도인가를 가리는 것이다. 장 청장에게 배임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서면, 무리한 전력화 배경에 ‘윗선’이 개입했는지도 수사할 것 같다.

그래서 수리온 전력화 과정에서 장 청장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2014년 ‘민간 전문가’로 발탁된 장 청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같은 대학 과 동기다.
어쨌든 수리온의 무리한 전력화는 방산 비리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전체 방산 비리와 비교하면 거대한 빙산의 일각일 것이다. 검찰은 이 사건을 철저히 파헤쳐 방산 비리 근절에 힘을 보태야 한다. 빗물 새는 헬기가 국민 가슴에 비애감을 안겨주는 일이 다시는 없도록 해야 한다.[충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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