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의식해 대통령 태안방문 막고 있나”
“선거의식해 대통령 태안방문 막고 있나”
9월 유류피해극복 10주년 행사에 태안군의원들이 잇따라 반대
  • 문길진 기자
  • 승인 2017.08.23 18:0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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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주민들 “타르제거는 핑계… 10여개월 남은 지방선거 염려 탓”

‘유류피해극복 10주년 행사’에 문재인 대통령을 초청하려는 충남도와 태안군의 계획에 태안군의회 대다수 의원들이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3일 태안군민과 군의회, 충남도 등에 따르면 태안군의회 김진권 의원은 지난 18일 제246회 태안군의회 임시회 폐회에 앞서 기습 5분 발언을 통해 “유류피해 극복 10주년 행사가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지난 7월 초 태안 지역 13개 해변에서 타르(기름) 덩어리가 많이 밀려왔다”며 “특히나 근흥면에 있는 해수욕장은 그 양이 엄청나서 22일 동안 타르 제거인력만 무려 1209명이나 투입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같은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예상한 대로 펜션의 숙박객들은 예약을 취소하기 시작했고, 성수기에는 관광객들의 감소로 이어져 다시 10년 전의 악몽을 되새겨야만 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7월 초 본격 해수욕장 개장을 앞두고 태안군 바다 일대에는 타르볼이 발견돼 비상이 걸렸다. 결국 7월 6일 태안해경이 타르볼의 성분조사를 인천중부해경청 분석팀에 의뢰했다.
1, 2차에 걸친 분석 결과, 이번에 발견된 타르볼은 10년 전 허베이스피리트호 원유와는 성분이 다르다는 결론을 얻었다. 10년 전 바다에 가라앉았던 타르볼이 떠오른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조사 결과였다.

하지만 태안군의회는 “당시 유화제를 살포했던 태안해경이 면피식 결과를 발표할 수도 있어 태안해경의 발표를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대해 10년 전 태안원유유출사고와 연계시켜 부정적인 이미지만 심어준 꼴이 됐다.
이 과정에서 전날 태안군 김현표 부군수가 이용희 태안군의회의장을 만나 원유 유출 관련 5분 발언을 하지 않기로 타협했다가 당일 돌연 입장을 바꾼 것이 알려지면서 비판은 더욱 거세졌다.
이어 김 의원은 “유류피해 극복 10주년 기념행사와 유류피해극복기념관 개관식은 유류사고 관련 현안들이 잘 해결됐을 때 추진해야 맞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타르 덩어리 피해 등이 현재진행형인 상태에서 피해 극복 10주년 행사는 성급하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김 의원의 5분 발언을 접한 태안 주민들은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신중한 지적이라는 반응보다 지역 정서에 반한다며 비난하는 목소리가 더 높았다.
또 태안군민들은 직접 행동에 나서고 있다. 기름유출사고의 중심지이면서 해당 행사가 열리는 소원면 만리포 주민들은 태안군의회 이용희 의장에게 전화를 걸어  23일 항의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22일 최용복 만리포관광협회장 외 20명의 주민들도 단체로 방문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태안군의회는 이날 5분 발언 이후 이용희 군의장을 비롯한 김진권, 조혁, 최영신, 김영인 의원 등 5명의 군의원이 유익환 도의원실을 방문했다.

이들은 충남도청 박정주 해양수산국장을 만나 재차 ‘유류피해극복 10주년 행사가 시기상조’라는 태안군의회의 입장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의원들은 “유류피해 10주년 행사는 시기상조니 개최하지 말라, 만약 개최한다면 주민들과 함께 시위를 벌이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지역주민들은 “10여 개월 밖에 남지않은 지방선거를 염려해 국정수행 지지율이 약 80%이상 지지를 받고있는 대통령의 태안 행보로 자칫 자유한국당소속 의원들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계산으로 대통령 태안방문을 막는것이 아니겠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그러면서 주민들은 “10주년은 올해인데 그럼 11주년, 12주년 이렇게 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의문이며 혹 개인의 이권야욕이 조금이라도 숨어있다면 군 의원의 자질까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현재 태안군의회 의원 구성은 더불어민주당소속 의원 김기두 의원, 자유한국당 4명,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무소속 3명이 활동하고 있다.
한편 정부와 충남도가 추진하는 서해안유류피해 극복 10주년 행사는 오는 9월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함께 살린 바다, 희망으로 돌아오다’(유류피해 극복기념관 개관식, 자원봉사자 성지선포식)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소원면 만리포해수욕장 일원에서 열리는 대규모 기념행사다.
태안군은 지난 2007년 12월 허베이스피리트호에서 다량의 원유가 유출되는 재해를 입었지만 이를 123만 명 국민들의 자원봉사로 극복했다.[충남일보 문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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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순 2017-09-21 00:00:40
ㅎ ㅎ ㅎ ㅎ ㅎ ㅎ
새눌스럽넹ㆍ
태안군의회는 좀 새로와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