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주 칼럼] 보편적이 되어가는 살인의 문화
[양형주 칼럼] 보편적이 되어가는 살인의 문화
  • 양형주 목사 대전 도안교회
  • 승인 2017.08.2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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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에 살인의 문화가 퍼져가고 있다.
한 통계에 따르면 보통 한 아이가 초등학교를 마칠 때가 되면 이 아이는 미디어를 통해 8000건의 살인과 10만 건의 폭력행위를 시청한다.
어린이들이 즐겨보는 프로의 약 50%는 로봇이나 슈퍼영웅들이 나오는 폭력물들이다. 이들이 나타나서 악당을 물리치는데 여기서 폭력과 살인의 행위들이 발생한다. 어린이들은 이것들을 오락과 재미를 위해 소비한다.

은퇴한 미군의 군대심리학자인 그로스만 중령은 군인들에게 살인에 대한 자연적인 거부감을 극복하도록 사람들을 가르치는 전문가로 활동했었다.
그에 따르면 사람을 죽이고도 죄책감에 덜 사로잡히고 온전한 정신을 지켜내도록 하기 위해 군대에서는 조건화와 탈감각화를 훈련시킨다. 그래서 군인들이 사람들을 잔인하게 죽이는 비디오 게임을 하게하고, 폭력적인 전쟁 비디오를 주기적으로 시청하게 한다.
그렇게 되면 전쟁의 상황을 마치 게임의 상황처럼 인식하고 살인에 대한 감각을 마비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우리는 이런 훈련을 우리도 모르게 문화와 오락이라는 이름으로 간접적으로 훈련 받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살인의 현실은 어떠할까?
2015년 통계청 통계로 958건의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인구 10만 명당 1.9명이다. 한 때 2.6명까지 올라갔다가 요즈음 감소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적은 것은 아니다.
이웃나라 일본은 0.4명이고 영국은 1.2명, 독일은 0.8명이다. 총기 사용이 허락된 미국을 제외하는 다른 주변국들과 비교하면 우리의 살인률은 여전히 높다.

그런데 이런 직접적인 살인에 못지않게 우리 사회에 만연하여 저변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 사회적 살인이다. 사회의 제도와 시스템 그리고 문화로 인하여 한 개인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
대표적인 것이 자살이다. 자살은 201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인구 10만 명당 26.5명이나 된다. 살인보다 10배나 많은 생명이 스스로를 살해한다. 사회적 연결망이 느슨해지고 가족이 해체되면서 자살은 점점 우리 사회에 흔한 사건이 되었다.
뿐만 아니다. 가난과 질병가운데 몸져 누웠는데도 이런 이들을 사회적으로 방치하여 죽음에 이르게 하는 이른바 고독사도 늘어난다.

얼마 전에도 부산에서 40대의 한 분이 죽은 후 집 안에 9개월간 방치되어 있지 않았는가?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고독사 사망자가 1232명으로 집계 되었다. 지난 5년 사이에 77.8%로 급증하면서 살인으로 인한 사망자보다 늘어나게 되었다. 이러한 사회적 죽음까지를 고려하면 살인의 문제는 꽤나 폭넓어지고 복잡해진다.
이런 살인의 문화에 대해 우리는 과연 어떻게 자녀들을 보호할 수 있을까? 또 나와 내 가족은 얼마나 건강하게 대처할 수 있을까? 미디어의 살인 문화를 어떻게 순화시킬 수 있을까? 간접적 살인은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이런 여러 가지 고민 가운데 중요한 것이 대안 공동체의 활성화다.

이미 무너지고 끊어진 관계를 이어줄 수 있는 대체적 공동체의 필요가 절실하다. 파괴적인 미디어와 다른 건강한 가치관을 추구하는 건강한 공동체가 많아져야 한다.
종교적 공동체도 그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경전의 진리를 추구하며 그 진리를 살아내기를 서로 격려하고 추구하는 공동체가 잘만 세워진다면, 죽음의 문화에 대항하는 대항문화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나를 둘러싼 건강한 공동체는 어떠한가? 건강한가? 어떤 공동체를 찾고 추구해야 할 것인가? 고민해 보자.[양형주 목사 대전 도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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