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주 칼럼] 차가운 마음을 녹일 수 있다면
[양형주 칼럼] 차가운 마음을 녹일 수 있다면
  • 양형주 목사 대전 도안교회
  • 승인 2017.09.10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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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있었던 일이다.
에일린 레메디오스라는 50대 중반의 간호사가 자전거를 타고 환자의 집에 왕진을 갔다. 그녀는 타고 간 자전거를 환자 집 밖에 세워두었는데 그만 도둑을 맞고 말았다.
이 자전거는 볼품없는 낡은 자전거였지만 에일린에게는 매우 소중한 자전거였다. 그녀의 절친한 친구가 선물해 준 것이었기 때문이다.

화가 치밀었지만 마음을 진정시키고 누가 술에 취해서 잠깐 빌려간 것이려니 생각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집에서 가장 가까운 가로등 기둥에 자전거를 돌려달라고 위트 있는 메모를 남겨두었다. 그 메모에는 이렇게 쓰여있었다.
“부탁입니다. 자전거를 돌려주세요. 사랑만 받아왔기 때문에 주인이 없으면 몹시 무서워해요”
그러고는 이튿날 메모를 붙여두었던 가로등 기둥에 가 보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잃어버렸던 자전거가 그대로 있었다. 자세히 보니 새로 산 자물쇠로 가로등 기둥에 묶어 두었다. 그리고는 자전거에 사과편지를 붙여놓았다. 거기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미안합니다. 잘못했습니다. 열쇠는 환자 집 현관 매트 밑에 끼워놓은 봉투에 넣어두었습니다. 마음 고쳐먹은 도둑으로부터. 추신-자전거 학대하지 않았습니다”
이 편지를 보고 에일린은 다시 답장쪽지를 붙여놓았다.
“자전거 빌려갔던 다정한 분께. 정말 감사합니다. 저한테 돌아와서 기쁘다고 하면서 말하네요. 즐거운 시간 보냈다고요”
세상이 이렇게 따뜻하면 얼마나 좋겠는가? 요즘에는 도둑들이 점점 지능화되고 교묘해지고 심지어는 흔적조차도 남지 않는 경우가 많다.

성공하는 도둑들의 7가지 습관을 아는가?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응용한 것이다.
첫째, 주도적이 되라. 주(main) 도둑놈이 되라.
둘째, 목표를 확립하고 행동하라. 부잣집을 목표로 몰래 잠입하라.
셋째, 소중한 것부터 먼저 하라. 고가품먼저 털어라.
넷째, 상호 이익을 추구하라. 같이 털러 온 도둑과 이익배분을 공평하게 해서 훗날 뒤에서 칼 맞지 않도록 후환을 없애라.
다섯째, 경청한 다음에 이해시켜라. “도둑이야!” 소리를 경청한 후 가지고 온 칼이나 몽둥이로 그들을 이해시켜라.
여섯째, 시너지를 활용하라. 터는 사람과 망보는 사람, 그리고 처분하는 사람 간에 유기적 협력강화에 적극 힘써라.
일곱째, 즉각 튈 수 있게 몸과 마음을 단련하라.

요즈음 이런 마음으로 이웃을 아프게 하는 일들이 점점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10대들의 잔인한 따돌림과 학원폭력을 비롯하여, 정치권에서도 서로를 이분법적으로 갈라놓으며 내 편이 아닌 자에게 마치 도둑과 강도와 같이 너무나도 가혹한 피해를 입히는 시대다.
우리의 차가운 마음이 좀 더 따뜻하게 녹아내리기를 소망해 본다.[양형주 목사 대전 도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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